- 진행 : 디일렉 한주엽 대표
- 출연 : 디일렉 이기종 기자
-이기종 기자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이수페타시스 얘기를 할 텐데요. PCB 업체죠?
“네. PCB 업체입니다.”
-구글과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그리고 인텔을 새로운 고객사로 확보했다는 내용을 보도해 주셨는데 이수페타시스 얘기는 작년에도 한 번 했었죠?
“기사로는 작년 3월 말, 유튜브로는 4월 1일에 이수페타시스가 수주 물량이 늘고 있고, 구글도 신규 고객사로 유치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을 전해드리긴 했습니다.”
-사실 기사를 쓰면 제가 사석에서 자주 드리는 말씀인데, 기사 쓴 본인은 작년 3월에 썼다는 거를 다 기억하고 있어도 워낙 기사가 많이 쏟아지는 시대이고 하다 보니까 기억 못 하실 분들도 있어요. 저도 사실은 기억을 잘 못하겠는데, 저희 디일렉 사이트 들어와서 기사 찾아보시면 있습니다. 그 내용 참조해 주시면 좋겠고요. 그때 보도한 이후로 한 10개월 정도 지났잖아요. 그래서 그동안 고객사를 확보했다는 얘기예요.
“그렇습니다. 그 당시로부터 10개월 지났는데 구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등 빅테크 기업이라고 부르는 이 업체들을 고객사로 유치했습니다."
-그간에는 누구한테 물건을 팔았어요?
“이수페타시스의 주요 고객사는 통신 네트워크 장비 업체 노키아, 시스코, 주니퍼, 아리스타 이런 업체들이었는데, 이번에 고객사가 빅테크 기업까지 확대됐습니다."
-여기 주력 품목이 뭡니까?.
“통신 네트워크 장비, 그리고 서버에 들어가는 MLB 기판이라고 부르는 게 있습니다. 18층 이상을 MLB에서도 고다층이라고 분류하는데요. 이수페타시스는 고다층 MLB에서 시장 점유율이 높은 업체이고, 고다층 MLB를 주력으로 하는 업체입니다.”
-미국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때리고 하면서 여러 가지 상황들이 일어나고 있는데요. 이수페타시스가 이런 상황에서 뭔가 반사 이익을 얻고 있다는 얘기를 예전에도 하셨잖아요.
“이번에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같은 곳에 서버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시장 변화라고 보면 될 것 같고, 또 하나는 미·중 무역분쟁 때문에 미국 통신장비 네트워크 업체들이 중국 기판 업체의 물량을 줄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중국 셴난(Shennan) 등 업체들의 물량이 이수페타시스 쪽으로 넘어왔고 (이수페타시스) 고객사도 늘어나다 보니까 이렇게 MLB 쪽에서 실적이 좋은 것 같습니다.”
-미국이 중국을 치면서 우리나라에서 반사이익 얻는 기업들이 꽤 있는 것 같아요. 여기도 그렇지만, 여러 기업이 있는데 우리한테는 나쁘지 않은 여러 가지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어찌됐건 이수페타시스는 작년에 투자도 많이 했죠?
“작년 4월에 540억원, 10월에 410억원에서 합하면 950억원 투자했습니다. 좀 전에 말씀드린 노키아 같은 통신장비 업체, 기존 고객사 대응, 이게 일차적인 목적이었고 물량이 더 늘어나면 추가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는데 앞으로 물량이 늘어나면 그렇게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정도 투자는 사실 굉장히 큰 규모의 투자인데, 투자할 때는 다 이유가 있으니까 다 투자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투자하고 나서 봤더니 그런 거더라 이렇게 큰 고객들을 많이 확보했던 거라는 것인데 지금 수주 잔고도 되게 많을 것 같아요.
“작년 3분기 말 기준으로 1790억원이었는데 전년 동기 2021년 3분기 말 수주잔고 840억원의 두 배보다 많은 수준입니다.”
-실적 되게 좋겠어요.
“3분기 누적으로 4770억원 매출, 영업익은 860억원인데,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38%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2배 이상 560억원이 늘어났습니다.”
-지금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거는 작년이죠. 6500억대 중반 정도 하는 것 같고 영업이익률도 기존에 10% 미만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 거의 20%에 가까운 정도로 추정되는데요. 내부적으로 집계는 끝났겠죠. 이익률도 되게 좋아졌어요.
“아무래도 캐파를 넘어서는 수준의 물량이 들어오다 보니까 가격을 좀 많이 받을 수 있는 그런 상황도 됐을 것이고 환율 효과도 좀 있을 겁니다.”
-점유율 같은 경우는 어떻습니까? 이수페타시스가 하는 기판 점유율은요.
“고다층 18층 이상 MLB에서 미국 TTM이 1등입니다. 30% 넘습니다. 그리고 이수페타시스가 10% 중후반대이고, 중국 셴난(Shennan), WUS, 대만 GCE 이런 업체들이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점유율을 늘릴 수 있는 그런 기회가 될 수 있겠네요. 이렇게 증설도 하고 새로운 고객사도 끌어안아서요.
“기존 고객사에서도 점유율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기대해봐도 될 것 같습니다.”
-기업가들은 보통 점유율을 영토라고 하던데, 영토를 넓혀 놓으면 다음 연도 그다음 연도에도 편하게 갈 수 있는 그런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작년에 실적 추정치나 3분기까지 나온 실적 이런 거 보면 굉장히 분위기가 좋은 것 같은데 그래도 뭔가 이 회사의 어떤 PCB 분야에서도 사업을 다각화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들리던데요.
“좀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이수페타시스 주력품은 고다층 MLB입니다. MLB를 하는 업체는 국내에서는 이수페타시스가 있고 대덕전자가 조금 하고 있는데 (대덕전자는) 지금 FC-BGA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MLB를 늘릴 것 같지 않습니다. MLB는 일반적으로 국내 PCB 업계에서는 고난도 제품으로 분류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삼성전기, LG이노텍에서 안 하고 있습니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안 한다는 자체가 이게 고난도 고부가 제품은 아니라고 봐야 하고 지금 상황 특성상 (이수페타시스의) 영업이익률이 높게 나오고 있는데, 품목을 다변화해야 하는 숙제는 계속 안고 있었고 지금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약간 시간을 벌게 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간에 뭐 사업다각화에 대해서 시도를 안 한 건 아니지 않습니까?
“예전에 이수엑사보드라고 안산에 있는 자회사가 있었는데 거기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HDI 그리고 HDI에다가 반도체 공법을 적용한 SLP(Substrate Like PCB)라는 것도 했고 FPCB도 했습니다. 그것도 했는데 이쪽에서 5년 연속 영업손실 기록하면서 2021년에 사업 철수했어요. 그렇게 되면서 (연결기준) 영업손익은 개선됐지만, 결국엔 신사업으로 하던 것들이 다 없어지는, 지금 MLB밖에 없기 때문에 뭔가 좀 더 해야 하는 상황이긴 합니다.”
-지금 말씀하신 거 들어보니 물론 실력 있으니까 그런 빅테크 기업들이 사줄 텐데요. 아주 고난도의 어떤 PCB 제품군은 아니기 때문에, 상황이 뭔가 좀 거칠게 얘기하면 환경적으로 운이 좋아서라고 할 수 있는 건가요?
“무역분쟁이 빨리 끝날 것 같지는 않기 때문에 회사에는 그렇게 좀 좋게 작용한 것 같습니다.”
-운이 좋아서 지금 어쨌든 작년에 이렇게 좋은 실적을 냈지만, 궁극적으로는 비싼 제품 아무나 만들기 힘든 제품으로 높은 점유율로 많은 이익을 남기면서 가야 하는데 그간에 실패했던 것들이 많았다는 거군요. 이번에 대표이사도 바뀌었죠.
“(주)이수 출신 최창복 전무가 이수페타시스 신임 대표로 선임됐습니다. 저희가 지난해 10월에 내정됐다고 보도를 한 게 있는데 얼마 전 정기 임원 인사에서 최종 확정돼서 발표했습니다. 최창복 신임 대표이사는 예전에 이수페타시스에서 6년 정도 근무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수 그룹 내에서는 PCB 전문가로 평가받는 것 같긴 한데 이수페타시스 구조가 최창복 신임 대표께서 오시면 회사 PCB 총괄 김성민 이수페타시스 부회장이 계시는데요. 그분께 보고하게 됩니다. 그 부회장님이 다시 이수 그룹 김상범 회장에게 보고하는 단계가 하나 더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구조로 봤을 때는 운신폭이 그렇게 넓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마 최창복 신임 대표이사께서는 사업 다각화 방향성을 잡아야 할 텐데 그것이 본인 뜻대로 쉽게 진전되기는 힘든 구조적인 제약은 있을 수 있어 보입니다.”
-왜요?
“김상범 회장에게 보고가 들어가기 전에 회사 내에 PCB 총괄 부회장 따로 계시기 때문에 (단계가) 하나가 더 있는 겁니다. ”
-거기서 뭔가 빠른 의사결정이 안 이루어질 수도 있다. 이렇게 보는 거군요. 작년에 영업이익도 추정치로는 1000억 이상 났을 것으로 보고, 아까 말씀하신 대로 시간이 조금 다각화하기 위한 시간을 좀 벌었다는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좀 벌어놓고서는 뭔가 잘 신사업을 추진하는 모습이 보이면 좋겠네요. 잠깐만 쉬다가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