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이엔지, 드라이룸 사업 확대 위해 스페인 법인 설립 검토
디아이, 연내 ESS 시장 진출 목표…주요 고객사와 테스트 중
SFA 및 SFA반도체, 2차전지 관련 사업 및 연구개발에 적극 나서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체들의 2차 전지 시장 진출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불황을 겪고 있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2차 전지 쪽은 호황을 구가하고 있어서다. 기존 기술을 활용한 2차 전지 관련 장비 개발 난이도도 비교적 낮아, 진입장벽도 높지 않은 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올 들어서도 반도체·디스플레이 관련 장비업체들이 2차전지 시장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클린룸 및 재생에너지 전문업체 신성이엔지는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드라이룸 수주 확대를 추진 중이다. 드라이룸은 2차전지 제조 환경에서 습도를 제어하는 인프라 설비다. 신성이엔지는 주력 사업인 클린룸을 기술을 기반으로 드라이룸 관련 장비를 개발 및 공급해왔다. 지난해 기준 신성이엔지의 클린룸 관련 사업에서 반도체가 차히자는 비중은 43%, 2차전지는 18% 수준이다.
현재 2차전지 시장은 미국, 유럽 지역에서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는 추세다. 이에 맞춰 신성이엔지도 현재 스페인에 신규 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해당 지역에는 신성이엔지의 주요 드라이룸 고객사 중 하나인 일진머티리얼즈가 설비투자를 진행 중이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총 5000억원을 투입해, 지난해부터 스페인 카탈루냐주에 연 2만5000톤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춘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 제조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번인 테스터 등 반도체 검사장비 전문업체 디아이는 연내 ESS(에너지저장장치) 상용화를 위한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ESS는 생산된 전력을 저장한 뒤 필요한 시기에 공급해 에너지 효율을 높 수 있는 장치다. 2차전지, 압축공기 등의 전력저장원과 전력변환장치, 전력관리시스템 등으로 구성된다.
해당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디아이는 지난해 사내에 ESS 사업부를 신설하고 관련 기술을 자체 개발해왔다. 현재는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도입해 테스트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스트를 완료해 연내 양산 공급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스마트팩토리 전문업체 에스에프에이도 2차전지 시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 에스에프에이는 2020년까지 디스플레이향 매출 비중이 50%를 넘어섰으나, 2021년부터는 2차전지, 유통, 반도체 등에서 수주를 늘리며 디스플레이 비중을 20%대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특히 2차전지 매출 비중이 2017년 2%에서 지난해 33%로 크게 확대됐다. 국내 주요 2차전지 제조업체 3사와 유럽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조립과 화성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힌 데 따른 효과다. 에스에프에이는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 인수한 전극공정장비 전문업체 CIS를 통해, 고객사에 2차전지 제조공정과 관련한 턴키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에스에프에이의 반도체 패키징(OSAT) 자회사인 SFA반도체의 행보도 주목된다. SFA반도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기판실장용 산화물계 초소형 적층 전고체전지(MLCB) 개발을 위한 국책과제에 참여한다. MLCB는 기존 리튬 2차전지 대비 폭발에 대한 안전성이 높고, 에너지 밀도가 뛰어나다. SFA반도체는 해당 과제를 통해 세계 최초 MLCB용 패키징 개발 및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여러 업체들이 2차전지 시장 확대에 주력하는 이유는 사업 다각화 및 2차전지 시장의 성장 잠재력 때문으로 분석된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2차전지 생산능력은 2021년 994GWh에서 2030년 8247GWh로 연평균 27%의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반도체 사업과 2차전지 사업이 기술적으로 공유하는 부분도 있고, 시장의 성장성도 좋다보니 신사업으로서의 매력이 높다"이라며 "특히 반도체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지금, 사업 다각화에 대한 니즈가 더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디일렉=장경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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