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준 중국 팹리스 3243개사…전년比 15.4%↑
中 일부 팹리스, 추가 비용 지불하며 납기 단축 요구
토판·DNP 등 기업 포토마스크 업황 강세 지속 전망
국내 블랭크마스크 기업 에스앤에스텍 호실적 기록
글로벌 반도체 업황 악화에도 포토마스크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다. 중국 팹리스 및 파운드리 기업의 증가와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의 증가로 포토마스크 수요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판(Toppan), 포트로닉스(Photronics), 일본 다이닛폰인쇄(DNP) 등은 생산 능력 확대를 준비 중이지만, 수요 증가세가 가팔라, 포토마스크 공급 부족은 장기화될 확률이 높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포토마스크 기업 토판, 포트로닉스, 일본 다이닛폰인쇄(DNP) 등의 공장 가동률이 100% 수준을 유지 중이다. 특히 일부 중화권 팹리스와 파운드리 기업들은 추가 비용까지 지불하며 납기 단축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포토마스크는 반도체 노광공정에 필요한 핵심 부품으로 일종의 회로도다. 고순도 쿼츠를 가공해 만든 블랭마스크 위에 반도체 회로 패턴을 새기는 방식으로 만든다. 필름카메라의 필름과 유사하다. 포토마스크는 상이 맺힌 필름, 블랭크마스크는 필름의 역할을 한다. 포토마스크에 새겨진 패턴은 노광 장비를 통해 웨이퍼에 형상화시킨다. 공정에 따라 다르지만 극자외선(EUV) 공정에서는 수십 개의 포토마스크가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이를 세트라고 부른다.
포토마스크의 공급 부족에는 크게 세 가지 요소가 영향을 끼쳤다. ▲공정미세화 ▲중국의 반도체 굴기 ▲AI 반도체 기업의 증가 등이다.
포토마스크의 경우 선폭이 미세화될수록 사용량이 증가한다. 레거시 공정에서는 30개 정도의 포토마스크가 사용됐다면, 선단 공정에서는 70~80개 정도의 포토마스크가 필요하다. 선단 공정용 포토마스크의 경우 미세 패턴을 새겨야 해 제작에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도 포토마스크 공급 부족의 주된 요소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중국 팹리스(지난해 기준 3243개사) 기업과 파운드리 기업은 폭발적으로 늘었다. 중국 파운드리 기업 SMIC의 심자외선(DUV)을 통한 7nm 공정 상용화도 포토마스크 부족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 DUV를 통해 7nm 공정을 진행하면 일부 패터닝 과정에서 극자외선(EUV) 공정 대비 3~5배가량의 포토마스크를 사용해야 한다. EUV 공정과 비교해 파장이 길어 멀티 패터닝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AI 반도체 개발 기업의 증가다. 챗 GPT 등 AI 서비스가 본격 상용화되면서 다양한 기업들이 AI 반도체 개발에 뛰어들었으며, AI 반도체 개발에 도전하는 스타트업들도 다수 등장했다. 이 기업들은 엣지용 AI 반도체부터 서버용 AI 반도체까지 다양한 반도체들을 개발 중에 있다.
포토마스크 기업들은 당분간 업황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판은 2023 회계연도 2분기(7월~9월) 실적 보고서를 통해 "포토마스크 수요는 연내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글로벌 거점을 활용해 생산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DNP도 2023 회계연도 반기(4~9월) 실적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용 포토마스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관계자는 "포토마스크 기업들이 생산 능력 확대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현재 토판, 포트로닉스, DNP 등 기업이 생산 라인 증설을 진행 중이지만 완공해도 시장의 수요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요 증가와 더불어 쿼츠 가격이 오르고 있어, 내년 포토마스크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포토마스크의 원재료인 블랭크마스크를 생산 중인 에스앤에스텍도 호실적을 기록 중이다. 에스앤에스텍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109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4% 증가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189억원을 올렸다. 전년동기대비 58.6% 늘어난 수치다. 에스앤에스텍은 2024년을 목표로 EUV용 블랭크마스크 양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SKC의 자회사 SK엔펄스 등 기업이 블랭크마스크를 생산하고 있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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