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글로벌파운드리 수혜 기대.. 주가 급등
트럼프 재집권으로 미국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이 부활할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트럼프는 해외 기업이 주도하는 파운드리 시장에 부정적인 견해을 밝혀왔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지난 6월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에서 "(TSMC는) 미국 반도체 산업의 100%를 뺏어 갔다"며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어야 했다"고 언급했다. 2022년, 바이든 정부는 '미국 반도체 지원 법안(CHIPS)'에 따라 TSMC가 미 애리조나주 팹을 짓도록 수십억 달러를 지원했다. 트럼프는 이를 두고 "TSMC가 수십억 달러를 받으면서 미국에서 생산한 칩을 대만으로 가져간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를 반영하듯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6일(현지시각) 미국 증시에서는 미국 파운드리 기업 주가가 강세를 나타냈다. 인텔, 글로벌파운드리, 타워 세미컨덕터가 대표적이다. 트럼프가 자국 반도체 제조사를 밀어줄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트럼프가 기존 발언처럼 TSMC를 배척한다면, 인텔이 최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 인텔 파운드리는 애리조나주 팹에서 3나노 다음 공정인 18A(1.8나노미터) 공정 양산을 준비 중이다. 서버용 CPU 제온 6세대와 PC용 CPU 울트라 3세대는 18A 공정이 적용될 계획이다. 현재 두 제품은 모두 양산 초기 단계이며, 2026년부터 매출에 기여할 전망이다. 인텔 파운드리는 외부 기업으로부터 18A 관련 2건의 수주도 확보했다. 팻 갤싱어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몇 년 동안 파운드리 수익은 내부 제품이 주도할 것"이라며 "외부 제품은 2020년대 말 쯤에 150억달러 이상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파운드리(GlobalFoundries)는 12나노 이상 공정을 담당하는 레거시 파운드리다. 레거시 파운드리는 주로 마이크로컨트롤러(MCU), 아날로그칩을 생산한다. 2009년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스(AMD)는 팹리스로 전환함에 따라 제조 사업부를 분사했고, UAE 국부펀드 무바달라(Mubadala)가 이를 인수한 뒤 설립된 회사가 글로벌파운드리다. 최대 경쟁업체는 대만의 레거시 파운드리 유나이티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코퍼레이션(UMC)이다. 2024년 1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3위가 UMC(5.7%), 4위가 글로벌파운드리(5.1%)다.
올해 초 바이든 정부는 CHIPS 법안에 따라 글로벌파운드리에 15억달러를 지원할 것을 발표했다. 이 보조금은 버몬트주 팹을 현대화하고, 뉴욕주에 팹을 신설하는 데 사용된다. 참고로 글로벌파운드리는 미국, 독일, 싱가포르에 총 4곳의 생산시설을 갖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바이든 정부와 다르게 보조금보다 외국산 경쟁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로 글로벌파운드리를 지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파운드리는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온 날에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6% 하락한 17억3900만달러(컨센서스 17억2400만달러)이다. 매출 하락폭은 2분기 12% 대비 7%p 개선됐다. 이는 주요 시장 중 하나인 스마트폰 시장의 회복에 힘입은 결과다. 이 회사는 4분기 매출 전망치를 18억~18억5000만달러(컨센서스 18억달러)로 제시했고, 하락폭은 2%까지 축소될 전망이다. 데이터센터에 사용하는 실리콘 포토닉스와 모바일 통신용 무선주파수(RF) 칩, 질화갈륨(GaN) 전력반도체 등의 미래 먹거리에 대한 기대가 실적전망에 반영됐다.
그럼에도 TSMC의 미국내 반도체 공장 증설은 착착 진행되고 있다. 애리조나주 첫 번째 팹은 2025년부터 양산 가동에 들어간다. 지난 10월 말, 릭 캐시디 TSMC 미국 사업부 사장은 "애리조나 첫 번째 팹의 4나노 수율이 대만 팹보다 약 4%p 높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운영 초기에는 전문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워 수율 개선에 애를 먹었다. 현재는 대만과의 수율 격차를 좁힌 것을 넘어 그 이상의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TSMC는 애리조나주에 2개의 팹을 추가로 짓고 있다. 2028년에 두 번째 팹이 대량생산을 시작하고, 세 번째 팹은 2030년경으로 예상된다. TSMC는 첫 번째 팹의 수율을 최적화한 뒤 순차적으로 신설할 계획이다. 이는 해외 팹의 공격적인 확장에 따른 마진 하락을 방어하기 위함이다. 경영진은 이 구조상 매년 매출이익률(Gross Profit Margin)이 매년 2~3%p씩 하락할 것으로 추정한다.
이처럼 TSMC는 미국 반도체 공급망 강화 정책에 협조적이다. 그럼에도 대만 정치계는 트럼프 정부가 TSMC에 대한 보조금을 중단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보조금을 중단하거나 줄이면 TSMC의 팹 증설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궈지후이 대만 경제부장관은 7일 이를 우려하듯 "TSMC는 미국에 대한 투자를 계속 확대하는 추세"라며 "우리는 CHIPS 법안이 트럼프 정부에서 다르지 않고 원활히 운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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