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TV 성장 견인차는 '올림픽·TCL 제재·미니LED'
지난해 3분기 23.6%로 세계 1위
TCL 제재로 북미시장 점유율 더 늘듯
2021-01-06 유태영 기자
지난해 삼성전자 TV 출하량이 코로나19 상황에도 평년 수준 이상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삼성전자 TV 출하량을 끌어올릴 호재가 여럿 기다리고 있다. 먼저 지난해 7월 개최 예정었던 도쿄올림픽이 오는 7월 개최돼 TV 구매수요를 일부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5년부터 3년간 감소했던 세계 TV시장이 러시아 월드컵이 열렸던 2018년에 2% 성장하며 스포츠 이벤트 특수를 누린 전례도 있다.
현재 진행중인 미국의 중국업체 TCL 제재 움직임도 삼성전자 TV 매출을 끌어올릴 요소다. 특히 TCL이 북미 시장 점유율 2위로 삼성을 추격해오는 시점이라 삼성전자에겐 좋은 기회다.
지난해 12월 미국 국토안보부가 TCL이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위구르족을 강제 노역에 동원한 것으로 판단해 제재 검토에 착수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TCL은 미국 정부로부터 공식 통보를 받은 적이 없다고 즉각 밝혔다. 하지만 미국 내 매장에서 TCL 제품이 철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미국의 TCL 제재가 본격화 할 것으로 보인다.
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TCL은 지난해 3분기 북미시장에서 삼성전자(30.3%)에 이은 점유율 2위(15.8%) 업체다. 특히 TCL은 출하량중 3분의 1 이상을 북미지역에서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기준 TCL 출하량 중 1위 지역은 미국(36.6%)이고, 그다음이 중국(27.8%)이다.
올해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주목받는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TV도 삼성전자 TV 매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은 한국시간 기준 오는 7일 인터넷 생중계로 '2021 퍼스트룩' 행사로 올해 TV 신제품 라인업을 공개한다. 업계는 가정용 미니 LED TV가 공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달 LG전자가 미니 LED를 적용한 'QNED' TV를 내놓으며 미니 LED TV는 올해 프리미엄 TV 시장에 새롭게 진입해 경쟁 구도를 갖췄다.
미니 LED는 칩 크기가 100~200마이크로미터(㎛·0.001㎜)로 일반 LED 칩(300㎛)보다 작다. 칩이 작을수록 광원(백라이트유닛·BLU)으로 사용하는 칩을 더 많이 탑재할 수 있고 명암비를 높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미니 LED는 검은색을 진하게 표현하는 '로컬 디밍'(Local Dimming)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일반 LED보다 검은색을 더욱 진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65형 이상 대형 TV에서 시장점유율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삼성전자는 미니 LED TV에서도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는 세계 TV 시장에서 23.6%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65~69형 31.6% △70~74형 38.2% △75~79형 42.7% △80형 이상 55.1% 점유율을 보였다. TV 크기가 커질수록 점유율이 높아 프리미엄 LED TV 시장에서도 이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실적에 이어 올해 여러 호재까지 더해지면 삼성전자 TV는 독보적인 1위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세계 TV 시장 출하량은 6287만대(281억5300만달러) 팔렸다. 전년동기 대비 수량 기준 14.7%, 금액 기준 11.8% 성장한 수치다. 집콕 수요가 증가한데다 상반기에 구매를 미뤘던 펜트업(Pent-up) 수요가 3분기에 몰린데 따른 결과다.
삼성전자는 같은 시기에 1485만대(93억1563만달러)를 팔아 전년 동기대비 수량 기준 39%, 금액 기준 22%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판매한 누적 TV 판매대수는 총 3392만대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14% 성장한 것이다. 특히 프리미엄 TV인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TV를 3분기에만 233만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동기(116만대)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올해 3분기까지 삼성의 QLED 누적 판매 대수도 504만대로, 작년 한 해 전체 QLED 판매대수(532만대)에 버금가는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