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로 397억원 모은 와이팜, 110억원 출자 투자회사 설립
작년 코스닥 상장 자금 사용계획에는 없던 내용
2021-01-06 이종준 기자
작년 7월 코스닥 상장을 통해 397억원을 모은 전력증폭기(PA: Power Amplifier) 업체 와이팜이 110억원을 출자해 투자회사를 설립한다. 기업공개(IPO) 당시 자금 사용계획에는 없던 내용이다. 와이팜은 IPO 당시 채무상환(67억원)과 연구개발비(45억원)을 제외한 285억원을 운영자금으로 쓴다고 했었다.
와이팜은 펜타스톤인베스트먼트에 110억원을 출자한다고 지난 5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100% 지분 자회사를 만들어 '신규 사업 전략적 투자'와 '연구개발(R&D) 역량 강화 목적 전략적 투자', '자금 운용 목적 재무적 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운영 자금과는 상관없는 항목이다.
투자 자회사 설립자금은 코스닥 상장으로 조달한 것으로 보인다. IPO 당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작년 1분기말 와이팜의 현금·현금성 자산은 22억원이다. 같은 해 7월말 코스닥 상장 순수입금은 397억원이었다. IPO 자금 반영으로 와이팜의 현금·현금성 자산은 작년 9월말 기준 375억원까지 증가했다.
IPO 당시 자금 사용계획에서 운영자금(285억원)의 세부 항목은 3년간 양산 자금(255억원)과 1회성 중국지사 설립비용(30억원)이었다. 와이팜은 "초도 양산 자금이 필수적인 상황"이라며 "향후 3년간 매출이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었다. 팹리스 업체인 와이팜은 파운드리·패키지 업체 등에서 제품을 외주생산하는데, 이때 양산자금이 사용된다.
와이팜은 지난해 적자전환이 확실시된다. 3분기누적 289억원 매출, 15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와이팜의 지난해 연간 실적에 대해 "378억원 매출, 32억원 영업손실"이라고 지난달 24일 전망했다. NH투자증권은 와이팜의 상장 주관사였다.
코스닥 상장 1년 전인 2019년 와이팜은 1254억원 매출, 12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었다. 매출 99%가 삼성전자와 거래에서 발생했다. 삼성전자 중저가 스마트폰에 납품되는 PA 모듈(PAM)이 와이팜의 주력 품목이다. PAM은 무선 통신과정에서 신호를 증폭하는 기능을 하는 부품이다.
와이팜은 지난달 중국 영업 자회사(심천시만붕마이크로, 佛山市万鹏微电)를 설립했다. 지분 70%를 12억원에 취득했다. 올해 중국 매출이 본격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대규 와이팜 대표는 작년 7월 IPO 기자간담회에서 "조만간 중국에 지사를 설립한다"며 "중국 매출이 2020년 하반기 본격 발생한다"고 말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1차 공급사 등록을 하려면 현지 지사가 필수"라고도 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와이팜 실적에 대해 "최대 실적(1740억원 매출, 199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면서 "매출액 대부분이 국내 스마트폰 업체의 중저가 모델에서 발생하는데 향후 국내 업체의 5G 중저가 스마트폰 출하량 확대뿐 아니라 중국 고객으로의 매출 다변화가 기대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