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최신 5G 관련 특허로 ITC에 에릭슨 제품 수입 금지 신청

삼성전자와 스웨덴 에릭슨간 특허료 분쟁 2라운드

2021-01-11     이종준 기자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지난 7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특허 침해를 이유로 스웨덴 통신장비업체 에릭슨의 네트워크 장비에 대해 수입금지 등 판매 제제를 요청했다. 삼성전자와 에릭슨간 특허료 분쟁이 2라운드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작년 10월 미국에서 등록된 5세대(5G) 이동통신 기지국 관련 특허를 꺼내 들었다. 등록한지 3개월밖에 안된 최신 특허를 무기로 전통 통신장비업체인 에릭슨에 대한 제재를 요청한 것이다. 에릭슨은 1876년 창립이래 140년 넘게 통신 관련 기기·장비 사업을 해왔다. 삼성전자 창립년도는 에릭슨보다 90여년 늦은 1969년이다.  해당 특허명은 '안테나와 RF 소자를 포함하는 모듈 및 이를 포함하는 기지국'이다. 삼성전자는 해당 특허에 대해 "5G 통신 시스템을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융합하는 통신 기법 및 그 시스템에 관한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가 에릭슨이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한 특허 수는 작년 10월 미국 등록 특허를 포함해 모두 4개다. 독일 특허정보업체 아이플리틱스(IPlytics)가 조사한 작년 10월까지 등록된 5G 특허군(5G patent families) 순위에서, 삼성전자는 2위를 기록했다. 전체 5G 특허 건수에서 점유율은 15.3%(2628건)였다. 1위는 17.4%(2993건) 점유율을 차지한 중국 화웨이다. 에릭슨은 5.5% 점유율(948건)으로 7위였다. 삼성전자와 에릭슨간 특허료 분쟁이 미국 텍사스주 동부지방법원에서 ITC로 자리를 옮겨 2라운드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에릭슨은 삼성전자보다 먼저 ITC에 삼성전자 제품에 대한 수입금지 등 판매 제재를 요청한 바 있다. 지난 4일 삼성전자 스마트폰,태블릿PC, 스마트 TV 등에 특허침해를 이유로 수입금지 등 판매 제재를 요청했다. 삼성전자와 에릭슨간 분쟁은 결국 특허료 협상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2014년 체결한 핵심표준특허(SEP, Standard Essential Patent) 크로스라이센싱(crooss-licensing) 기한이 작년말이었고, 크로스라이센싱 계약을 갱신하는 과정에서의 협상 난항이 삼성전자와 에릭슨간 분쟁의 발단이었다.  서로가 보유한 SEP를 상계하면 삼성전자가 에릭슨에 특허 사용료를 내야하는데, 이때 특허료를 얼마로 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다. 에릭슨은 프랜드(FRAND) 원칙 등을 이유로 특허료를 더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고, 삼성전자는 그만큼 못주겠다고 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먼저 법적 조치에 나섰다. 지난달 7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중급인민법원에 에릭슨이 보유한 SEP의 사용료를 산정해달라고 소를 제기했다. 4일 뒤인 11일 에릭슨은 미국 텍사스주 동부지방법원에 삼성전자를 상대로 프랜드 특허 위반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중국 법원이 특허료를 낮게 산정해왔다는 경향 때문에 삼성전자가 중국 법원을 택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4일 우한시 중급인민법원에 소송유지명령(Anti-Suit Injunction)을 요청했고, 우한시 중급인민법원은 25일 이를 받아들였다. 우한시 중급인민법원에서 특허료 산정 결과가 나올때까지 다른 지역에서 관련 송사를 전개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에릭슨은 텍사스주 동부지방법원에 소송유지명령에 대한 효력제거를 신청하며 "삼성전자가 비밀스럽게 우한시 중급인민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한참뒤에야 삼성전자으로부터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중국 밖에서 에릭슨의 특허권자로서의 권리를 마비시키려 했던 것"이라고도 했다. 1라운드는 에릭슨이 이겼다. 텍사스주 동부지방법원은 지난달 28일 간섭금지명령(Anti-Interference Injunction)을 발표했다. 우한시 중급인민법원의 결정과 별개로 특허료 산정 관련 판단을 하겠다는 의미다. 텍사스주 동부지방법원에서 ITC로 자리를 옮겨 2라운드를 시작했지만 결국 특허료 협상 타결로 분쟁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동부지방법원에 에릭슨이 제시한 크로스라인센싱 관련 4G와 5G 특허료 조항을 공개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에릭슨은 작년 7월 "5G 기기 1대당 5달러인데 계약을 미리 체결하면 1달러를 깎아주고, 4G 기기는 대당 4달러와 0.95달러 범위에서 전체 4G 기기 전체 매출의 0.8%를 받겠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