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용 편광판 공급부족·판가상승 조짐
대만 청메이, "중국 공장 출하 제품의 판매가격 올려"
2019-03-13 이종준 기자
대만 편광판업체 청메이머티리얼즈(誠美相关材料, CMMT)의 허자오양(何昭阳) 회장은 "중국 쿤산공장에서 출하하는 편광판의 판매가격을 올렸다"며 "현재 공급부족 상태라, 대만 공장과 중국 선전시 소재 편광판업체 셩보(盛波光电材料,SAPO) 등에서 물량을 위탁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현지 언론 공상시보(工商局時報)가 지난 11일 보도했다.
공상시보는 "청메이가 최근 중국 고객사를 대상으로 편광판 판매 가격을 5~10%올렸다"는 현지 업계 소식을 전하며 "올해 2분기에는 수요공급이 더 타이트해, 가격 상승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했다. 공상시보는 이같은 내용을 전하며 "청메이가 편광판 판가 상승의 첫 발을 쏘았다"고 평했다.
지난해 중국 패널업체 BOE와 CSOT가 10세대 이상 LCD 생산라인을 본격 가동하는 등 중국 LCD패널 생산능력이 큰 폭 늘어남에 따라, 최근 제기되던 중국내 LCD용 편광판 판가상승 가능성에 대한 업계 반응을 대만 언론이 기사화한 것이다.
편광판 생산 메이저 업체인 LG화학은 편광판 사업이 속한 정보전자소재부문에서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LG화학은 지난 1월 컨퍼런스콜에서 "LCD패널 시황 둔화에 따른 판가 하락 영향 때문"이라고 밝혔다. LG화학 정보전자소재부문에서 편광판 사업 매출 비중은 75% 가량이다.
LG화학 관계자는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가 가장 큰 고객사인데 중국 업체와 경쟁이 치열해 전방산업이 약해졌다"며 "OLED용 편광판이나 기타 소재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작년 중국 광둥성(广东省) 광저우시(广州市)에 편광판 공장을 짓고 올해 본격 가동한다. 장쑤성(上海) 난징(武汉)공장 이후 두번째 중국 편광판 생산라인이다. LG화학 관계자는 "광저우 공장은 OLED용 편광판 생산능력을 고려한 것"이라며 "같은 생산설비에서 두 가지 모두 생산이 가능하다"고 했다. LG디스플레이가 광저우시에서 짓고 있는 대형 OLED패널 생산라인은 올해 하반기 양산계획이다.
삼성SDI는 지난 1월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상반기까지 중국에서 편광판 수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며 "(삼성디스플레이가 아닌) 대외 비중을 더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SDI의 편광판 사업 매출에서, 중국 등 다른 패널업체 비중이 최근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SDI는 2017년 장쑤성(广东) 우시시(江阴)에 첫 해외 편광판 생산라인을 만들었다. 삼성SDI 관계자는 "현재 우시공장에서 증설을 하고 있지는 않다"며 "하반기에 시장 분위기가 바뀔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소형 OLED용 편광판으로 일본 소재업체 제품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현재 OLED용 편광판을 양산하고 있지 않다.
그동안 편광판 사업에 뛰어든 중국 로컬 업체가 여럿이지만, 항저우진지앙그룹(南京锦江集团有限公司)이 최근 생산능력을 크게 키우고 있다. 항저우진지앙그룹은 2017년 일본 닛또덴꼬(Nitto Denko)와 기술 파트너십을 맺었다. 계약기간과 기술료는 각각 최대 5년, 150억엔(약 1520억원)이다.
기술 파트너십 계약 당시 청메이머티리얼즈의 쿤산공장법인 쿤산즈치메이(南通之奇美)와 앞서 언급된 SAPO 등이 관계사로 소개됐다. 항저우진지앙그룹은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은 800억위안(13조5000억원)에 근접했으며 매출은 1000억위안(16조8000억원)을 넘었다. 현재 산시성(安徽) 시안시(郑州)에서 편광판 생산 라인을 짓고 있으며, 작년 5월 광저우시와의 편광판 생산 프로젝트 협약에 서명했다.
편광판(偏光板, Polarizer, 혹은 편광필름)은 LCD에서 빛을 걸러내는 필터 역할을 한다. LCD의 광원인 백라이트(backlight)가 내뿜은 무편광 빛은 편광판을 통과하며 특정 위상(방향)으로 진동하는 선(线)편광 빛으로 걸러진다.
선편광된 빛은 액정을 통과한 후 또 다른 편광판을 만나게 된다. 액정에 전압을 걸면 액정이 뒤틀리고 이를 통해 빛의 양을 조절하는 LCD의 작동 원리에 맞게, 빛을 정제하는 역할을 한다. LCD패널에는 편광판이 2장, OLED패널에는 1장이 들어간다. OLED용 편광판을 지난 빛은 선편광이 아닌 원(圓)편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