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T모바일, 중대역 5G망 본격 투자에 삼성 장비 배제
에릭슨·노키아와 수조원대 장비공급계약 체결
2021-01-19 이종준 기자
미국 3대 이동통신서비스 업체 T모바일이 중대역 5세대(5G) 이동통신망 본격 투자에 삼성전자 네트워크 장비를 배제한 것으로 19일 파악됐다.
T모바일은 스프린트와 합병으로 2.5GHz 대역을 5G 중대역 주파수로 확보했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는 합병 전 스프린트에 2.5GHz 주파수 대역 5G 장비를 공급했으나, 합병 이후 T모바일과의 추가 대량 장비 공급 계약에는 실패했다.
T모바일은 스웨덴 에릭슨과 핀란드 노키아 등 유럽 통신장비업체 2곳과 5년간 수조원대(수십억달러) 규모 5G 통신장비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T모바일은 "에릭슨, 노키아와는 오랫동안 5G에서 협력해왔다"며 "대형 공급계약 체결로 우리의 5G 리더십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T모바일의 모회사는 독일 도이치텔레콤이다.
T모바일의 이번 다년계약은 2.5GHz 중대역 주파수 5G 장비 공급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T모바일은 현재 600MHz 저대역 주파수를 활용해 5G 전국망 서비스를 하고 있다. T모바일은 이를 '확장 범위 5G(Extended Range 5G)'라고 이름 붙였다. 저대역 주파수 특성상 통신 커버리지는 넓지만 속도는 느린편이다.
T모바일은 지난해 4위 이동통신서비스 업체였던 스프린트를 흡수합병하면서 2.5GHz 중대역 주파수를 확보했다. 중대역 주파수는 저대역 주파수의 느린 속도를 보완할 수 있다. 2.5GHz 중대역 주파수 활용 5G에는 '초용량(Ultra Capacity) 5G'라는 이름을 붙였다. 초용량 5G의 평균 속도는 300Mbps로 최고 1Gbps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합병되기 전 스프린트는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로부터 2.5GHz 중대역 주파수 5G 장비를 조달했었다. 2019년 7월 시작한 일리노이주 시카고시 5G 서비스에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의 안테나 64개 짜리(64T64R) 5G 매시브 마이모(Massive MIMO) 장비를 사용했다.
64T64R 5G Massive MIMO 장비는 최고 성능 수준의 5G 장비다. 전경훈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은 당시 "스프린트와 협력을 지속해 기존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어 산업 전반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했었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3대 이동통신서비스업체 가운데 AT&T와의 통신장비 공급 대형 계약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에는 1위 이동통신서비스업체인 버라이즌과 7조9000억원 규모 4G·5G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T모바일은 스프린트와 합병 후 이동통신 가입자 기준으로 AT&T를 제치고 2위를 차지하는 등 1위 버라이즌과 함께 3강을 형성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0년말 스프린트와 대규모 4G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미국 통신장비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