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장 배터리 ‘동박’, 프리미엄 제품 공급 늘어난다
중국 업체들 올해부터 본격 양산
2019-03-13 이수환 기자
두께 6마이크로미터(㎛) 이하 프리미엄 동박(얇은 구리 박) 생산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왓슨, 청해전자, 화위동박 등 중국 주요 동박 업체가 올해부터 6㎛ 이하 프리미엄 제품의 공급을 확대할 것으로 전해졌다. 왓슨은 중국 최대 동박 업체다. 청해전자는 월 1500톤 가량의 6㎛ 이하 동박을 생산하고 있다. 5㎛, 4㎛ 제품도 시험 생산에 들어갔다. 올해 하반기부터 판매가 이뤄진다. 화위동박도 6㎛ 이하 동박 개발을 마무리하고 생산라인 확대에 들어갔다. 이들 업체가 연간 생산하는 프리미엄 동박 생산량은 3만톤 규모다. 지난해보다 5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동박은 얇고 강도가 높아야 한다. 배터리 에너지 밀도가 증가할수록 얇은 두께의 동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무게가 줄면 경량화에 도움이 된다. 얇은 두께만큼 강도도 중요하다. 6㎛ 이하 프리미엄 동박은 2013년 KCFT 전신인 LS엠트론이 처음 양산을 시작한 이후 스마트폰을 거쳐 EV 배터리까지 적용 분야를 확대했다. 일진머티리얼즈도 같은 사양의 제품 양산에 성공한 바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EV 배터리에는 주로 10㎛와 8㎛ 동박이 쓰이다가 최근 6㎛ 제품 수요가 많이 늘어났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 거리가 300Km 이상인 2세대 EV 판매가 이뤄지면서 프리미엄 동박 공급이 필요해졌다. 주행 거리를 늘리려면 배터리 에너지 밀도와 함께 무게를 줄여야 한다. 테슬라 모델S에 들어가는 동박은 30kg에 달한다. 두께를 20% 줄이면 6kg의 경량화 효과가 나타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동박 생산량이 지난해 9만1900톤에서 오는 2025년 152만톤으로 약 17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6㎛ 이하 프리미엄 동박을 대량으로 꾸준히 공급이 가능한 업체는 다섯 손가락도 안 된다. 수율 확보가 쉽지 않아서다. 기술 난도가 높아지면서 투자부터 양산까지 걸리는 시간도 1년에서 1년 6개월이 걸린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동박 수율은 40% 정도이고 일진머티리얼즈 정도가 70%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라며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배터리 성능도 높아져야 하고 프리미엄 동박에 대한 수요가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동박은 황산구리용액을 전기 분해해 만든다. EV,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대형 2차전지 음극집전체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