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S21, 출하량 3000만대 밑돌 수도
갤럭시S21 시리즈, 부품 주문량 전작 소폭 상회
예년 갤럭시S 출하량 3000만대 중반 힘들 전망
2021-01-25 이기종·유태영 기자
삼성전자가 이달 공개한 갤럭시S21 시리즈 출하량 예상치를 2600만대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S 시리즈 예년 출하량 3500만대에는 못 미치는 수치다.
25일 복수 부품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21 시리즈 출하량 추정치를 2600만대로 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판매가 극도로 부진했던 지난해 갤럭시S20 시리즈 출하량이 2600만대에 그쳤다는 점에서 갤럭시S21의 2600만대는 보수적 수치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제품 시장 내 입지 감소, 코로나19 지속에 따른 소비자의 오프라인 매장 방문 기회 감소 등으로 위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21 시리즈 모델별 출하량 예상치는 6.2인치 일반형 1000만대(40%), 6.7인치 플러스 모델 800만대(30%), 6.8인치 울트라 모델 800만대(30%) 등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최상위 모델 갤럭시S21울트라 비중이 늘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갤럭시S20 시리즈 최상위 모델 갤럭시S20울트라 출하량이 가장 적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측이 엇나간 바 있다. 결국 갤럭시S20울트라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판매 적기를 놓쳤다.
부품업계에선 올해 갤럭시S21 출하량이 전작인 갤럭시S20 출하량은 웃돌겠지만 3000만대 중반까지 판매하던 예년 수준 회복은 힘들 것으로 본다. 부품 재고를 줄이려는 삼성전자의 신중한 움직임을 고려해도 초도물량 이후 최근의 추가 부품 발주량을 보면 갤럭시S21 출하량은 3000만대를 소폭 웃돌거나, 3000만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스마트폰 판매가 출시 후 3개월에 집중되고, 초반 1개월이면 흥행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갤럭시S21은 앞으로 한달간 판매량이 크게 늘지 않으면 업계 전망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진다. 갤럭시S21의 AP인 엑시노스를 생산하는 삼성 파운드리의 생산능력도 변수다. 현재 삼성 파운드리는 시스템 반도체 수요 확대로 생산능력 추가 할당이 쉽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나온 애플 아이폰12 시리즈의 판매량, 중국 화웨이 빈자리를 노리는 중국 샤오미도 갤럭시S21 흥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 전 블랙 리스트에 올린 샤오미가 미국 정부 제재를 받으면 갤럭시S21은 소폭이나마 반사이익을 입을 수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 갤럭시S21 마케팅이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S21 시리즈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일반형과 플러스 모델은 디스플레이 등 일부 사양을 내리고 가격을 낮췄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갤럭시S9 시리즈 판매가 부진했지만 2019년 갤럭시S10 시리즈에선 기본형 및 플러스 모델 외에 보급형 모델(갤럭시S10e)과 5G 제품(갤럭시S10 5G) 등 총 4개 모델을 출시하며 시리즈 출하량을 3500만대 수준으로 회복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5G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애플(35%), 2위 오포(14%), 3위 비보·삼성전자(각 13%)로 예상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5G 스마트폰 출하량 1위는 화웨이(7960만대, 29%)다. 2위는 애플(5230만대, 19%), 3위는 삼성전자(4100만대, 15%)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애플의 첫 5G 스마트폰 아이폰12 시리즈가 삼성전자가 1년간 판매한 5G 스마트폰 판매량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