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미국서 스웨덴 에릭슨에 첫 특허 관련 반격…표준특허 2건 무효 신청

그동안 대응 성격에서 에릭슨이 제기한 침해 소송의 대상 특허를 공격

2021-02-02     이종준 기자
삼성전자
스웨덴 통신장비업체 에릭슨과 특허 관련 다툼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가 에릭슨의 실적발표날인 지난달 29일 미국 특허청에 에릭슨의 핵심표준특허(SEP: Standard Essential Patent) 2건을 비롯한 특허 4건에 대해 무효 신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SEP 2건에 대한 특허 무효신청은 그동안 미국에서 에릭슨의 법적조치에 대한 삼성전자의 첫 반격으로 보인다. 지난달 22일 에릭슨 특허 2건에 대한 1차 무효 신청 이후 2차 무효 신청이다. 에릭슨을 상대로 한 삼성전자의 2차 특허 무효 신청 4건에는 에릭슨의 핵심표준특허(SEP: Standard Essential Patent) 2건이 포함됐다. △무선 단말, 무선 통신 네트워크의 노드 및 그 동작 방법(10,454,655) △다운링크 공유 채널에 대한 시스템 정보 전달(9,532,355) 등이다.  에릭슨은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0과 최다 판매 스마트폰 갤럭시A51 등이 655특허(10,454,655)와 355특허(9,532,355)를 침해했다고 미국 법원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655특허와 355특허는 미국에서 각각 2019년 10월과 2016년 12월에 등록됐다. 2차 특허 무효신청에서 나머지 특허 2건은 에릭슨이 법원에서 특허 침해를 주장하지 않은 특허로 파악됐다. 삼성전자와 에릭슨이 올해초부터 벌이고 있는 특허 관련 다툼은 'SEP 크로스라이센스 계약'이 시작과 끝이다. 2014년 체결된 크로스라이센스 계약이 작년말 기한만료되기 직전, 특허료 산정 관련 소송이 시작됐다. 기한만료 직후인 올해초부터 양사는 특허침해 소송과 판매금지 신청 등 법적 조치를 벌이고 있는데, 크로스라이센스 계약을 새로 체결하면 양사가 취한 법적조치도 철회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에릭슨 SEP 2건에 대한 특허 무효신청은 미국에서의 첫 반격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처음 에릭슨과 특허 다툼 전장(戰場)으로 중국 법원을 택했다. 법적 조치는 삼성전자가 에릭슨보다 빨랐다. 작년 12월 7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중급인민법원에 에릭슨이 보유한 SEP의 사용료를 산정해달라고 소를 제기했다. 에릭슨은 4일 뒤인 11일 미국 텍사스주 동부지방법원에 삼성전자를 상대로 SEP 관련 프랜드(FRAND) 원칙 위반 확인 소송을 제기한 이후 미국에서 법적 조치를 단계적으로 밟아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에릭슨과 특허 다툼에 대해 "삼성전자도 중국 우한법원 등에 글로벌 로열티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며 "소비자를 보호하고 에릭슨의 지식재산권 침해를 막기 위해 법적 조치를 포함해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히고 있다. 에릭슨의 특허 관련 주전장(主戰場)은 미국이다. 미국 텍사스주 동부지방법원에 삼성전자를 상대로 한 프랜드 원칙 위반 관련 소송에 올해 1월1일 SEP 8건에 대한 침해 내용을 추가했다. 크로스라이센스 계약이 기한 만료된 상태에서 특허료를 지급하지 않고 특허를 쓰고 있기에 침해라는 주장이다.  삼성전자의 2차 특허 무효신청 대상 가운데 655특허와 355특허 등 2건이 에릭슨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침해 소송을 제기한 SEP 8건에 포함된다. 즉, 에릭슨이 침해당했다고 주장한 특허 자체의 지위를 문제삼는 전략이다. 1차 특허 무효신청 때는 에릭슨이 삼성전자의 침해를 주장하지 않은 특허를 상대로 특허 무효 신청을 했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7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특허침해를 이유로 에릭슨의 네트워크 장비에 대해 수입금지 등 판매제재를 요청했지만, 이는 3일전인 지난달 4일 에릭슨의 같은 조치에 대한 대응 성격이었다. 에릭슨은 ITC 판매제재 요청에서 침해를 주장하는 특허로 미국 법원에 함께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삼성전자는 ITC에서 침해를 주장한 특허에 대해 침해 소송을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뵈르예 에크홀름(Borje Ekholm) 에릭슨 CEO는 삼성전자가 에릭슨의 SEP 2건에 대한 특허무효 신청을 한 지난달 29일 실적발표에서 특허료 협상 기간 관련 질문에 "몇분기 더 지속될지 답하기 어렵다"며 "다만 확실한 건 기간을 정해두고 계약을 마무리 짓기보다는 현재 특허 가치를 극대화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EP 크로스라이센스 계약에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에릭슨은 지난해 2324억 스웨덴크로나(SEK, 30조8000억원) 매출, 278억SEK(3조700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각각 2%, 163% 증가했다. 에릭슨은 특허료 협상이 지연되면서 올해 1분기를 시작으로 분기당 영업손익에 10억SEK(1300억원)에서 15억SEK(2000억원)사이의 영향(감소)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크로스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하면 삼성전자가 에릭슨에 특허료를 지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