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이피, 현대차 레이더 기판 매출 전년비 6배로 늘린다
현대차 레이더 기판 지난해 첫 양산 공급
매출 지난해 25억원→올해 140억원 목표
2021-02-15 이기종 기자
인쇄회로기판(PCB) 업체 디에이피가 올해 현대기아차용 차량 레이더 기판 매출을 지난해의 6배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차량용 부품 매출 비중도 30%로 커졌다.
15일 디에이피 관계자는 "올해 차량용 레이더 기판 매출 목표는 지난해 25억원의 6배인 140억원"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차량용 레이더 양산 납품 첫해였던 지난해 실적은 목표였던 40억원에 못 미쳤다"면서도 "레이더 기판 매출은 2025년까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디에이피는 지난 2019년 말부터 차량용 레이더 기판을 현대모비스에 공급했다. 현대모비스가 디에이피에서 받은 기판으로 차량용 레이더를 만들어 현대기아차에 납품하는 구조다. 레이더 시스템은 운전자에게 외부 다른 차량과 장애물 위치 정보를 알려준다.
디에이피의 차량용 레이더 기판 납품은 독일 보쉬 공급망에 포함됐던 외국 기판 업체를 대체한 것이다. 현대모비스가 해당 부품을 국산화하면서 디에이피가 공급망에 진입했다. 디에이피는 지난 2017년부터 2년여간 레이더 기판을 개발했다. 이 부문 경쟁사는 대만 보드텍(BoardTek), 미국 TTM, 오스트리아 AT&S 등이다.
차량용 레이더 기판 등 디에이피의 전장 부품 매출도 상승세다. 지난 2019년 620억원 수준이었던 전장 부품 매출은 지난해 900억원으로 약 40% 늘었다. 회사 매출 내 차량 부품 비중도 같은 기간 20% 초반에서 30%로 올라섰다.
디에이피는 지난해 주력인 삼성전자 스마트폰 내 주 기판(HDI) 점유율(물량 기준) 1위에 올랐다. 주 기판은 전자부품이 서로 전기신호를 주고 받도록 고밀도 회로를 형성한 기판이다.
지난 2019년 이 부문 1위였던 삼성전기가 같은해 하반기 주 기판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해당 물량이 디에이피와 코리아써키트로 넘어갔다. 삼성 플래그십 스마트폰 내 주 기판 점유율은 코리아써키트가 앞서지만 전체 물량은 디에이피가 우위인 것으로 파악됐다.
디에이피의 지난해 실적이 개선된 것도 이 때문이다. 회사는 지난해 매출 3013억원, 영업이익 82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률은 2.7%에 그쳤지만 전년비 매출은 11.4%, 영업이익은 909.3% 뛰었다. 지난 2017년과 2018년의 매출 3000억원 수준을 되찾았다.
다만 디에이피는 당초 기대했던 만큼 주 기판 매출 신장 효과를 보진 못했다. 지난해 상반기 삼성전자 갤럭시S20 시리즈 판매 부진 탓이다. 같은해 3분기부터 판매가 늘어난 삼성전자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A 시리즈는 수익성이 낮아 회사 실적 기여도가 작았다.
지난달 삼성전자가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1 시리즈의 주 기판은 디에이피와 코리아써키트, 일본 이비덴 등이 생산한다. 올해도 삼성 스마트폰 판매량과 전장용 기판 매출 확대 여부가 디에이피 실적을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