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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펙스, 반도체 핵심부품 생산 차질…하나머티리얼즈 대안으로 부각

2019년부터 Si링 공급, 물량 확대 가능성 커져

2021-02-16     김동원 기자

미국 반도체 장비 업체 램리서치의 국내 자회사인 실펙스가 실리콘(Si)링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로 생산직 인력이 정상 출근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안으로 하나머티리얼즈가 만든 제품의 조달 확대를 고려 중인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포커스링'으로 불리는 Si링은 반도체 식각(에칭)장비에서 웨이퍼를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웨이퍼보다 조금 큰 크기로 둘레를 감싸는 소모성 부품이다. 공정 투입 후 마모되면 교체한다. 미세화로 식각공정 빈도가 잦아지면서 사용량이 늘고 있다.

하나머티리얼즈가 램리서치에 Si링 공급 확대에 성공할 경우 도쿄일렉트론(TEL)에 편중된 매출 구조에 변화를 줄 수 있다. 다만 도쿄일렉트론이 2대 주주여서 경쟁사 램리서치에 Si링 본격 공급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램리서치 입장에서도 자회사 실펙스 제품을 우선 고려한다는 원칙이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끝나고 실펙스 공장 가동이 정상화되면 상황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하나머티리얼즈 기대대로라면 3분기부터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급량은 많지 않다. 2020년 매출(2006억원) 대비 0.2% 수준인 4억원에 불과하다. 2019년 첫 거래 이후 의미 있는 매출 성장은 없었다.

그동안 램리서치는 Si링을 자회사인 실펙스에서 공급받는 원칙을 고수해왔다. 실제 램리서치가 사용하는 Si링 대부분이 실펙스 제품인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실펙스는 반도체 호황으로 Si링 사용이 증가하는 지금 공장을 100% 가동하지 못해 수급 문제가 발생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나머티리얼즈는 Si링을 도쿄일렉트론과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세메스, 램리서치에 공급하고 있다. 주요 매출처는 2대 주주인 도쿄일렉트론이다. 2020년 기준 이 회사 매출 비중이 80%에 달한다. 세메스와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가 각각 9%와 8% 수준이다. 공급사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내부 판단이 나온 배경이다.

회사는 최근 시설투자도 진행했다.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2019년 충남 아산사업장을 준공했다. 부지면적 5만㎡, 연면적 3만3000㎡ 규모다. 본사가 있는 충남 백석사업장(부지면적 2만㎡, 연면적 1만7000㎡)보다 두 배 이상 크다. 실제 생산 능력도 두 배 이상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백석사업장은 도쿄일렉트론향 제품이 주로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산사업장에선 램리서치와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세메스향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도쿄일렉트론에 납품하기 시작한 실리콘카바이드(SiC)링도 이 사업장에서 제작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머티리얼즈는 반도체 호황이었던 2017~2018년 도쿄일렉트론 외에 다른 고객사로부터 제품 수주가 있었지만 생산 용량이 부족해 아쉬움을 삼킨 적이 있다"면서 "주요 고객사인 도쿄일렉트론에 제품을 정상 공급하면서 고객사 다변화를 실행하기 위해 아산사업장 투자를 강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 호황 등 대외환경이 긍정적이고 실펙스가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램리서치향 공급량이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