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첫 EUV D램 까보니... 공들인 이유 있네
SK하이닉스도 적용 준비
2021-02-25 한주엽 기자
극자외선(EUV) 공정 적용 삼성전자 D램 세부 사양이 밝혀졌다. D램에 EUV 공정을 적용해 양산 출하한 회사는 삼성전자가 최초다.
24일 칩 분석 전문업체 테크인사이트 자료에 따르면 EUV 공정으로 생산된 삼성전자 1z나노 D램은 갤럭시S21 5G 제품에 탑재돼 있었다. 12기가비트(Gb) 용량 제품이다. 비트라인(Bitline) 패드가 닿는 1개 레이어(BLP)에만 EUV 공정을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EUV용 마스크는 1개 만을 사용했다는 의미다. 테크인사이트는 해당 레이어를 기준으로 EUV를 적용한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의 패턴을 비교했다. EUV 공정이 적용된 제품 패턴 라인(선)은 끝 부분 거칠기(LER:Line Edge Roughness)가 크게 감소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단락 결함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테크인사이트는 해당 제품을 마이크론 1z 공정 16Gb D램과도 비교했다. 삼성 제품의 용량이 12Gb라서 전체 칩(Die) 사이즈를 재는 것은 무의미하지만, 최소 기준이 되는 셀 크기는 마이크론 제품 대비 3.4% 작은 0.00197µm²를 달성했다. 디자인룰(D/R)도 마이크론(15.9나노) 대비 1.2% 짧은 15.7나노였다. D램 디자인룰은 통상 게이트와 게이트간 거리를 의미한다.
최정동 테크인사이트 선임기술연구원은 EE타임스 기고글에서 "최근 D램 셀 크기와 디자인룰을 줄이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삼성전자는 1z D램의 디자인룰을 전 세대(1y) 대비 8.2% 축소시킨 15.7나노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D램에 EUV 기술을 적용하는 건 선폭 축소 외 경제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는 어떤 기술 노드(1z 혹은 1a)부턴 다(多) 패터닝 기술을 활용하는 것보다 초기 투자비용이 들더라도 EUV를 적용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경기도 화성 사업장과 평택 사업장에 전용 EUV 라인을 설치했거나, 설치 중이다. 이미 EUV를 활용해 최신 D램을 양산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24일 2025년 12월 1일까지 EUV 노광 장비 확보에 4조7549억원을 순차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기존 보유하고 있는 연구용 EUV 장비 두 대를 개조 업그레이드해 지난 2월 1일 준공한 경기도 이천 신공장 M16에서 EUV 공정 적용 4세대 10나노미터급(1a) D램을 하반기부터 생산할 예정이다.
최 연구원은 "마이크론은 1a, 1b를 포함해 당분간 D램 생산에 EUV를 채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