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써키트, 삼성 갤럭시 SLP 공급 수혜
삼성전기·대덕전자·이수페타시스도 공급사에 이름 올려
2019-03-21 이기종 기자
코리아써키트 등 삼성전자 갤럭시S10용 메인 기판인 SLP(Substrate Like PCB)를 공급하는 협력사가 수혜를 볼 전망이다. 갤럭시S10 시장 반응이 좋기 때문이다. 특히 5G 시장이 본격 개화하면 SLP 매출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SLP는 스마트폰의 메인 기판에 주로 사용하는 고밀도다층기판(HDI:High Density Interconnection)에 반도체 패키지 기술을 접목한 부품이다. 스마트폰 내 부품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갤럭시S10에 SLP를 공급하는 업체는 삼성전기, 코리아써키트, 대덕전자, 이수페타시스, 일본 이비덴 등으로 파악됐다. 이들 기업은 갤럭시S10 판매 호조로 SLP 매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10 판매량은 4200만~4400만대로 예상한다”면서 “갤럭시S9(3900만대)보다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기와 코리아써키트가 갤럭시S10용 SLP를 각각 35%씩 70%를 공급한다. 나머지 물량은 이비덴, 대덕전자, 이수페타시스 등이 납품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물량 비율이 고정된 것은 아니고, 상황에 따라 조금씩 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중국, 유럽 등 지역별 갤럭시S10용 SLP의 퍼스트 벤더와 세컨드 벤더도 각각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지역용 갤럭시S10은 갤럭시S9처럼 기존 HDI를 유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수페타시스는 지난해 갤럭시S9 출시 초기에는 SLP를 공급하지 못했지만 몇 개월 뒤 SLP를 납품하기 시작했고, 갤럭시S10에도 SLP를 소량 공급하고 있다.
SLP 제조사들은 내년을 기대한다. 내년에 5G 시대가 본격 개화하면 SLP 공급량도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SLP는 작으면서도 회로를 많이 새길 수 있어 5G 고주파 영역 지원, 배터리 용량 확대가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논의를 보면, 5G 인프라 확산은 시간 문제”라며 “빠르면 올해 하반기, 늦어도 내년 상반기엔 5G 시대가 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SLP 기판 채용률은 2020년부터 본격 확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SLP 가격도 HDI보다 높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SLP가 HDI보다 20% 정도 비싸다고 보는 시장 추정만큼은 아니지만, SLP 가격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내년 5G폰이 확산하면 이들 업체는 매출 신장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단말기 한 대당 SLP 가격은 10달러 내외로 알려졌다. 경쟁사가 줄어든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박강호 연구원은 “삼성전자 메인 기판 공급업체 숫자는 기존 HDI는 12개 내외였지만 SLP는 5개로 줄어든다”고 말했다.
한편 SLP 공급의 수익성은 그리 높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술적 난이도가 올라가는 것과 별개로, SLP 공급업체가 상대적으로 많아 단가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5G 시대가 본격 개화한다고 해도 SLP 물량 확대로 인한 영업이익률이 괜찮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