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원통형 배터리 투자 '만지작'
말레이시아‧천안 노후 라인 대상
이르면 하반기 투자 시작
2021-03-08 이수환 기자
삼성SDI가 원통형 배터리 투자를 준비 중이다. 국내 천안과 말레이시아 세렘반 공장이 대상이다. 이르면 하반기 투자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올해 원통형 배터리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9년 중국 톈진 공장 투자 이후 2년 만이다. 구체적인 투자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톈진 공장과 비슷한 4개 생산 라인에 4000억원 내외가 유력하다.
투자가 이뤄진다면 노후 생산 라인이 많은 말레이시가 세렘반 공장이 우선 대상이 될 전망이다. 이곳은 2012년부터 원통형 배터리 생산을 시작했다. 믹싱부터 포매이션(활성화) 공정까지 장비 교체 시기가 다가왔다. 업계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공장은 생산성이 낮은 라인 위주로 가동되고 있다"며 "삼성SDI 원통형 배터리는 지난해 투자가 진행되지 않았고 시기로 봤을 때 올해가 적합하다"고 말했다.
현재 원통형 배터리는 세계적인 공급 부족 상황이다. 무선청소기, e모빌리티, 전동공구 수요가 강하다. 원통형 배터리 시장은 지난해 코로나19에도 2019년 대비 10% 이상 성장했다. 올해도 60억셀에서 72억셀로 연간 20% 시장 성장이 예상된다. 전기차(EV)용 배터리는 테슬라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부터 테슬라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배터리를 공급 중이다.
다만 2019년 원통형 배터리 수요가 늘지 않아 매출 확대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에서 예상보다 투자 규모가 크지 않을 수 있다. 노후 라인 교체와 함께 신규 증설이 제한적일 수 있다. 분당 생산속도(PPM)를 종전 200PPM에서 300PPM으로 높이면서 자연스럽게 생산량 개선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원통형 배터리는 IT 시장 중심으로 성장했다가 전동공구, 정원공구, 무선청소기와 같은 비(非)IT 중심으로 수요처가 달라졌다. 삼성SDI는 2020년 기준 연산 18억 셀의 원통형 배터리 생산 캐파(CAPA)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