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폰, 삼성 오스틴 공장 가동중단 유탄맞나
美오스틴 공장 복구 늦어지면 스마트폰 칩 생산도 차질
미주 판매용 갤S21 등 삼성 플래그십 스마트폰 칩 생산
애플 아이폰 OLED 패널의 드라이버IC도 오스틴서 제작
2021-03-09 이기종 기자
삼성전자와 애플 스마트폰 생산이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 오스틴 반도체 공장 가동 중단 여파를 입을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달 한파로 가동을 중단한 오스틴 공장에선 두 업체 스마트폰용 칩을 생산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오스틴 공장 정상 가동이 늦어지면서 갤럭시S21 시리즈 등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애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아이폰 생산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생겼다.
오스틴 공장에서는 삼성전자가 미주 대륙(북미·남미)에 판매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용 칩을 생산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공장은 애플 아이폰의 OLED 패널 구동에 필요한 칩인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DDI)도 만든다. 이곳 생산능력은 월 웨이퍼 2만장 규모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대체로 한달 보름 분량 부품을 비축하기 때문에 당장은 칩이 부족하지 않겠지만 오스틴 공장 복구가 늦어지면 완제품 생산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업계에선 오스틴 공장 정상화에 두달은 필요하다고 본다. 다음달 중순이면 우려가 현실화할 수 있다.
지난해 판매가 부진해 명예회복을 노리는 갤럭시S21 시리즈도 영향권에 들어왔다. 부품 업계에선 갤럭시S21 시리즈 연간 출하량을 전작보다 15% 많은 3000만대 내외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1월 말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갤럭시S21 시리즈용으로 협력사에 1000만~1100만대 내외 부품을 발주하고, 이달 월 300만대 수준 부품을 주문한 흐름에 기초한 추정이다. 하지만 칩 공급 부족이 현실화하면 갤럭시S21 시리즈 출하량은 2000만대 후반에 그칠 수 있다.
오스틴 공장 가동 중단으로 삼성전자는 소비자 수요를 늘리는 제품 마케팅 외에 칩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S20 시리즈 최상위 모델(울트라)용 부품 공급 부족으로 판매 적기를 놓친 바 있다.
일각에선 갤럭시S 시리즈 상징성을 고려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가 갤럭시S21 시리즈용 칩 생산라인을 추가 확보할 것이란 전망도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시스템 반도체 생산능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갤럭시S21 시리즈용으로 생산라인을 전환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나온다.
애플은 아이폰 OLED 패널에 필요한 DDI를 오스틴 공장에서 공급받는다. 공장 가동 중단이 장기화하면 OLED 아이폰 생산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애플은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아이폰12 시리즈가 기대를 웃도는 판매를 올리며 프리미엄 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S20 시리즈 판매가 극도로 부진해 올해 갤럭시S21 시리즈 출하량 추정치(2600만대)를 보수적으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업계에서 예상하는 갤럭시S21 시리즈 출하량 전망치(3000만대)는 전작 갤럭시20 시리즈 출하량보다 15% 많지만 3000만대 중반이었던 갤럭시S 시리즈 예년 출하량에는 크게 못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