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 빅3 "올해 더 좋다"
세메스, 원익IPS 등 지난해 최대 실적
2021-03-10 한주엽 기자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계 투자 확대로 올해 국내 장비 빅3 업체인 세메스·원익IPS·에스에프에이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장비 자회사 세메스는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메스의 최대 연간 매출 기록은 2017년 2조329억원이었다. 지난해에는 2017년 매출 실적에서 1000~2000억원 웃도는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메스와 거래하는 협력사 관계자는 "올해는 작년보다 훨씬 더 큰 수준의 매출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안다"면서 "일감 확대를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8년 열처리 전문 관계사인 원익테라세미콘을 합병한 원익IPS는 지난해 처음으로 1조원대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이 회사 매출은 전년 대비 63% 증가한 1조909억원, 영업이익은 241% 확대된 1405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올해 원익IPS의 매출이 전년 대비 10~20% 확대된 1조2000~1조3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메스와 원익IPS의 실적 확대 이유는 반도체 투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 2공장과 평택 2라인을 신규 투자했다. 올해도 이와 연계된 상당한 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에 따른 지출로 예년 대비 투자가 큰 폭 늘어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신규 가동한 M16 공장을 중심으로 투자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올해 투자가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고객군이 다르긴 하나 에스에프에이도 올해 호실적을 예상한다. 자회사 제외 별도 기준으로 에스에프에이의 지난해 연 매출은 8000억원 중반대를 기록했다. 올해는 디스플레이 투자 증가, 배터리 장비 사업 확대, 신규 추진 중인 반도체 라인 내 웨이퍼 자동화 설비인 OHT(OverHead Transport)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올해는 에스에프에이 별도 기준으로 1조원에 육박하는 매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작년 연말 기준 수주잔고가 6000억원대 중반인데다, 상반기 추가 수주를 받으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분야 글로벌 장비 업계는 올해 시설투자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게리 딕커슨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월 18일(현지시간) 2021 회계연도 1분기(2020년 11월~2021년 1월) 실적발표 직후 열린 콘퍼런스 콜에서 "지난해 반도체 투자가 회복한 데 이어 올해도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어플라이드는 "업계는 올해 반도체 장비 투자액이 700억달러대로 역대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는데, 우리는 그보다 더 큰 성장을 예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