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진쎄미켐·이엔에프 삼성·SK에 신너 단가 50% 인상 요구

원재료 가격 급등에 

2021-03-11     한주엽 기자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생산 공정에서 활용되는 신너(Thinner) 원재료 가격 폭등으로 관련 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동진쎄미켐과 이엔에프테크놀로지 등 전자재료 업계는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4월부터 신너 공급가를 50% 가까이 인상해야 한다는 요청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제조사는 이 같은 공급가 인상 요청을 받고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돌려가며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너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생산 시 기판 가장자리에 붙어 있는 불필요한 포토레지스트(PR)를 제거하는 재료다. PR가 나오는 분사 노즐이나 배관을 세정할 때도 신너가 쓰인다.  신너 원료는 프로필렌옥사이드(PO)다. PO를 받아 PGME(Proplyene glycol monomethyl ether), PGMEA(Propylene glycol methyl ether acetate)로 가공하고 이것으로 재차 반도체나 디스플레이용 신너로 만들어 공급하는 것이 동진쎄미켐과 이엔에프 같은 제조사가 하는 일이다.  PO는 주로 폴리우레탄과 세척제 등 산업재에 쓰인다. 전체 PO 시장에서 반도체,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5%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각 산업군별로 PO 수요가 강세인데다 공급은 크게 확대되지 않아 지난해 연말 가격은 연 초 대비 약 90%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활용하는 PGME, PGMEA 가격 역시 80%나 값이 뛰어올랐다고 업계 전문가는 설명했다. 여기에 올해 초 미국 텍사스주에 불어 닥친 한파로 다우케미칼 텍사스 PO 공장이 가동 중단되면서 가격이 추가로 급등했다. 최근 PGME, PGMEA 가격은 작년 하반기 대비로도 두 배 가까이 오른 수치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와 천재지변 영향으로 전 세계에서 물류 차질과 원재료 부족 악순환 궤도를 타고 있기 때문에 살아 남을자와 도태될 회사가 나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