팹리스 업계 실적 '양극화' 심화
동운아나텍, 픽셀플러스, 엘디티 흑자전환
텔레칩스, 티엘아이, 아이앤씨 적자전환
2021-03-15 이나리 기자
지난해 국내 반도체 팹리스 업계의 실적이 양극화를 보였다.
15일 디일렉이 국내 팹리스(디자인하우스, 칩리스 업체 포함) 상장업체 중 매출 상위 17개사 2020년 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 상위 업체인 실리콘웍스, 에이디테크놀로지, 어보브반도체, 아이에이 등 4개사가 전년 대비 두자릿수 성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동운아나텍, 픽셀플러스, 엘디티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제주반도체, 칩스앤미디어 등은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텔레칩스, 티엘아이, 아이앤씨는 적자전환했다. 나머지 팹리스 업체는 적자를 지속하며 실적이 더 악화됐다.
팹리스 업체는 반도체 공장(팹)이 없이, 반도체 설계가 전문화된 업체를 말한다. 디자인하우스는 팹리스와 파운드리 업체를 사이에서 전공정의 뒷단(백엔드 설계, 마스크 제작 등) 작업을 맡는다. 칩리스 업체는 자체 제품 없이 설계자산(IP)만 파는 회사를 의미한다.
실리콘웍스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1조원대를 기록했다. 매출 1조1618억원으로 전년 보다 3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942억원으로 전년 대비 99.6% 증가했다. 주요 고객사 LG디스플레이가 애플의 아이폰12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급을 성사시키면서 매출이 새롭게 발생한 것이 주효했다. 실리콘웍스는 LG디스플레이의 OLED용 디스플레이구동칩(DDI)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더불어 프리미엄 OLED TV의 수요 증가도 DDI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디자인하우스 업체인 에이디테크놀로지는 지난해 매출 2923억원, 영업이익 134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29.5%, 10.7% 증가한 수치다. 에이디테크놀로지 추후 실적은 전망이 엇갈린다. 기존 TSMC 일감(SK하이닉스 메모리 컨트롤러IC)은 내년까지 지속되겠지만 신규 협력사인 삼성전자 파운드리용 고객을 잡지 않으면 실적이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어보브반도체는 매출 1441억원으로 전년 보다 13.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76억원으로 전년 대비 26.6% 확대됐다. 어보브반도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규 제품인 전자파 흡수방지 센서(SAR 센서) 매출 성장이 본격화되면서 매출이 성장했다. SAR 센서는 2018년부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와 2019년 말부터 무선이어폰 갤럭시버즈 시리즈에 공급되고 있다.
동운아나텍은 지난해 매출 707억원으로 전년 보다 29.3%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22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실적 향상은 광학식손떨림방지(OIS)용 자동초점(AF) 드라이버IC 매출 성장 덕분이다. 동운아나텍은 지난해 연말 삼성전자 신형 갤럭시S21 시리즈에 OIS를 구현하는 AF 드라이버IC를 첫 출하했다. 또 화웨이 메이트40 시리즈, 비보 X60프로 시리즈, 오포 레노5프로 시리즈향 등으로 OIS 드라이버IC 고객사가 확대됐다.
지난해 픽셀플러스 매출은 390억원으로 전년 보다 10.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8억원으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픽셀플러스는 지난해 4분기부터 대만 자동차 부품업체를 통해 일본 자동차 브랜드에 서라운뷰모니터(SVM) 시스템온칩(SoC)을 신규로 공급했다. 이번 신규 칩 공급으로 지난해 4분기 대만 매출이 3분기 누적 평균 매출 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된다.
엘디티 또한 영업이익이 15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매출은 120억원으로 전년 대비 73.9% 증가했다. 회사는 신규 사업인 사물인터넷(IoT) 기반 화재센서를 한국원자력연구원 등에 공급하면서 매출이 증대됐다고 밝혔다. 또 주력 제품인 OLED 구동 IC가 원가 절감을 통해 수익률이 향상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