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GM, 포스코에 배터리 핵심소재 직거래 제안

양극재 대상, 현지 공장 투자 조건

2022-04-01     이수환 기자
포스코가 미국 최대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 공급 제안을 받은 것으로 1일 확인됐다. 포스코케미칼이 미국 현지에 양극재 공장을 건설하는 조건이 붙었다. 포스코는 즉각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최정우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에게 해당 내용이 곧바로 보고됐다. 배터리 소재 사업을 펼치는 포스코케미칼을 통해 양극재 해외 생산 거점 확대를 진행 중이라 긍정적인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현재 GM 전기차(EV)에 쓰이는 양극재는 포스코케미칼이 생산해 LG에너지솔루션과 GM 배터리 합작사인 얼티엄셀즈로 공급된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해 1월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과 1조8533억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GM의 제안은 미국 정부 차원의 산업 인프라 투자 계획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정부는 1740억달러(약 196조7900억원)를 들여 미국 내 전기차 확대 전략을 추진 중이다. 원자재에서 부품까지 전기차 소재‧부품 후방산업 지원책이 담겼다. 업계 관계자는 "GM은 얼티엄셀즈를 통해 배터리 생산 노하우를 확보하고 이후에는 자체 생태계 구축에 나설 것"이라며 "배터리 생산을 위해선 소재 확보가 필수적이고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양극재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포스코케미칼은 얼티엄셀즈에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하이니켈 양극재를 공급한다. LG에너지솔루션과 2조원에 가까운 공급 계약을 맺었다. 다만 각국의 전기차 생산이 활발해지면서 원자재 값이 크게 올랐다. 특히 양극재 핵심소재인 프리커서(전구체)를 만들기 위한 황산니켈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다. LG와 맺은 계약 수준으로는 수지타산을 맞추기가 어렵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평가다. 포스코케미칼이 GM에 양극재를 직접 공급하면 그만큼 이익을 높게 챙길 수 있다. 미국의 전기차 산업 지원 정책과 맞물려 확실한 수요도 보장받을 수 있다. 오는 2030년까지 현재 4만톤 수준의 양극재 생산 능력을 40만톤까지 확대하기 위해 해외 생산 거점 확보도 계획된터라 조건만 맞으면 추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얼티엄셀즈와 같은 합작사는 증설이 쉽지 않고 이해관계가 갈수록 복잡한 방식"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과 같은 해외 배터리 셀 업체를 점차 배제하는 방향으로 트렌드가 바뀔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포스코케미칼 관계자는 "GM으로부터 해당 제안을 받지 않았다"고 밝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