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2년 동안 진행했던 전기차(EV) 배터리 분쟁을 끝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판결에 대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최종 거부권 행사의 마감 시한을 하루 앞두고 나온 전격 합의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관련 소송에 합의하기로 했다. 이날 양사는 이사회를 열고 구체적인 입장문과 합의금 규모를 발표할 예정이다. 당초 LG에너지솔루션은 3조원, SK이노베이션은 1조원 내외의 합의금을 주장했다. 양측의 견해차가 커 결론 도출이 쉽지 않았다. 1조원대 합의금과 일정 로열티 정도로 합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사 합의가 이뤄지면 가동 중단 위기에 몰렸던 SK이노베이션 미국 조지아 공장은 정상 운영이 가능해진다. 이곳에서는 포드와 폭스바겐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양사 배터리 분쟁은 지난 2019년 4월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이 ITC와 미국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 침해로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한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영업비밀을 빼갔고 폭스바겐 전기차 배터리 물량을 대거 따낸 배경이 됐다는 게 이유다.

SK이노베이션도 맞불을 놨다. 같은해 6월 국내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민사 소송을 냈다. 이후 9월에는 ITC와 델라웨어 연방법원에 LG에너지솔루션을 배터리 분리막 특허침해로 제소했다. 이후 양사는 소송과 맞소송을 이어가며 갈등이 커졌다.

ITC는지난 2월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낸 영업비밀 침해 분쟁에서 LG측 손을 들어주면서 SK에 10년간 배터리 부품 수입 금지를 명령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사업 철수를 검토하며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총력을 기울였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한은 한국시간으로 12일 오후 1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