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터리 투자 더 빨라졌다…전년비 72% 급증

1분기 54조7700억원 규모

2021-04-12     이수환 기자
테슬라
중국 배터리 산업 투자 규모가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늘어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 투자 속도에 한층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2일 중국 현지 시장조사업체 가오궁산업연구원(GGII)에 따르면 올 1분기 셀을 비롯해 소재, 부품, 장비 등을 더한 배터리 업계 투자액은 3190억위안(약 54조770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에는 1850억위안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72.4% 높아졌다. 업종별로는 배터리 셀 투자 21건, 소재 투자 41건 등 총 67건이었다. 투자는 주요 배터리 업체가 이끌었다. CATL이 216기가와트시(GWh), CALB는 64GWh, S볼트가 40GWh 규모의 배터리 셀 투자를 발표했다. 특히 더사이 배터리(Desay Battery), 신왕다 일렉트로닉스(Sunwoda Electronic) 등 소형 배터리 모듈과 팩을 만들던 업체들이 전기차(EV)용 중대형 배터리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두 업체는 애플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용 배터리를 주로 공급했다. 소재 투자액은 1273억위안이었다. 이 가운데 양극재가 60%를 차지했다. 주목할 부분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소재 투자가 늘어났고 신규 업체 참여도 늘었다. 테슬라 모델3 등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 판매가 확대된 덕분으로 풀이된다. 중국 내수용 모델3에는 CATL이 모듈을 배터리 팩 설계인 셀투팩(CTP:Cell To Pack)을 적용한 바 있다. 리튬인산철은 산화철을 양극재로 쓴다. 니켈, 코발트, 알루미늄, 망간 등을 양극재로 이용하는 삼원계 배터리와 비교해 가격이 저렴하다. 삼원계 배터리 가격이 100이라면 리튬인산철은 70~80 수준이다. 폭발할 위험도 적다. 다만 무게가 무겁고 에너지 밀도가 떨어진다. 중국 배터리 산업 투자 지역이 바뀐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장쑤성, 푸젠성과 같은 서북 지역에서 남서부에 위치한 쓰촨성, 광동성에 투자가 활발하다. CATL뿐 아니라 상해은첩(분리막), 커다리(캔, 양‧음극 단자), 선도지능(장비) 등이 이 지역 인근에 새로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업계 전문가는 "CATL이 쓰촨성에 신규 배터리 공장을 짓고 근처로 협력사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며 "일종의 배터리 클러스터를 구축해 산업 생태계 경쟁력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