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크론, ESS·태양광 성장에 힙입어 '파워모듈' 대량 공급 본격화
정부 주도로 신재생에너지 투자 활발…태양광 인버터 시장 성장
국내 주요 ESS 대기업 고객사 확보
2021-04-26 이나리 기자
세미크론코리아가 에너지저장장치(ESS)·태양광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하반기부터 파워모듈을 본격적으로 대량 공급한다고 밝혔다.
독일에 본사를 둔 세미크론은 ESS와 태양광 인버터에 파워모듈을 공급한다. 국내 주요 ESS 공급 대기업들을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으며, OCI파워, 다스텍 등의 태양광 인터버 업체도 주요 고객사다.
남기석 세미크론코리아 대표는 "최근 전세계적으로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세우고 미국 바이든 정부가 신재생 에너지에 투자한다고 발표하면서 ESS용 파워모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국내 기업은 전세계에서 ESS 점유율 80% 이상으로 기술을 리딩하고 있다"며 "최근 국내 ESS 기업들이 해외 시장으로 수출이 늘어나면서 세미크론코리아에 수혜로 적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SS는 에너지를 저장하는 배터리 시스템이다. ESS를 이용하면 태양광, 풍력 등으로부터 전력을 생산한 후, 저장했다가 필요한 시간대에 사용할 수 있다. ESS의 배터리 인버터에는 전력 변환 장치 모듈인 '파워스택'이 필수적으로 탑재된다. 파워스택에는 약 3개의 파워모듈이 들어간다.
세미크론코리아는 올해 주력 제품으로 '세미트랜스10'과 '세믹스5' 절연 게이트형 양극성 트랜지스터(GBT) 파워 모듈을 공급한다. 세미트랜스10은 최대 1.5메가와트(MW) 용량의 인버터를 지원하고, 세믹스5는 최대 350킬로볼트암페어(kVA) 재생에너지 시장을 지원한다. 이들 제품은 고객사를 대상으로 샘플이 공급돼 현재 승인이 완료된 상태다. 올해 말부터 대량 공급이 시작될 전망이다.
남 대표는 "일부 고객사는 이미 해당 파워모듈을 선주문했다"며 "올해 세미트랜스10와 세믹스5 파워모듈 공급을 확대하면, 내년부터 매출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세미크론 파워모듈의 장점은 3레벨 IGBT 컨트롤 방식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태양열 시스템은 DC 전압을 받아, 인버터를 통해 전기로 바꿀때(AC) 사인파를 생성한다. 이 때 3레벨 컨트롤 방식은 더 촘촘하게 사인파를 흡수하기 때문에 낭비되는 열을 줄이고 전력 변환율을 높여준다. 3레벨은 2레벨 보다 에너지 효율성이 더 높다. 최대 효율 99%를 지원한다.
남 대표는 "세미크론은 업계에서 처음으로 3레벨 토폴로지 파워모듈을 출시했다"며 "경쟁사들도 몇년 후에 3레벨 제품을 출시하겠지만, 선도적으로 신기술을 도입함으로써 고객사 확보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파워모듈 시장의 점유율에서 세미크론은 독일 인피니언에 이어 업계 2위다. 인피니언이 시스템반도체 및 모듈 공급 업체라면, 세미크론은 파워모듈에만 주력한다는 점이 차별화다. 미쯔비시, 후지 등의 일본 파워모듈 업체는 자국 시장 중심으로 영업하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서 비교적 점유율이 낮다. 약 2년전 일본 정부의 수출제한 품목에 파워모듈이 지정된 점도 이유다.
세미크론 한국 지사는 1986년 설립됐다. 그간 국내에서 파워스택 생산 사업부를 운영해 왔지만 지난해 인도로 이관했다. 파워모듈 영업에 보다 집중하기 위해서다. 또 국내 지사는 단락 시험, 더블 펄스 시험, 내전압 시험, 백투백(Back-to-Back) 부하 시험 등의 설비를 구축해 고객 기술 지원을 강화했다. 세미크론은 태양광 외에 수소 연료전지, 해상풍력 등에도 파워모듈 공급을 늘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남기석 대표는 세미크론에 2019년 3월에 합류했다. 이전에는 인피니언에서 이력을 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