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으로 돌아온 LG이노텍 특허...삼성, 미국 특허침해 피소
아일랜드 NPE, LG이노텍서 매입한 특허로 소 제기
"갤럭시S6엣지·S21 등 28개 모델 특허 침해" 주장
2021-05-03 이기종 기자
LG이노텍에서 미국 특허 123건을 매입한 아일랜드 특허관리전문기업(NPE)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미국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아일랜드 NPE '스크래모지 테크놀러지'(Scramoge Technology)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서부연방법원에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아메리카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스크래모지는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삼성전자 등이 자사의 미국 특허 3건(9,553,476·9,825,482·9,997,962)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모두 무선충전 관련 기술이다. 스크래모지가 특허 침해품으로 지목한 제품은 2015년 모델인 갤럭시S6엣지부터 올해 나온 갤럭시S21 시리즈까지 모두 28종이다.
스크래모지는 제조시설이 없어 삼성전자에 특허 소송을 제기해 라이선스료를 받는 형태의 수익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스크래모지가 LG이노텍에서 매입한 미국 특허가 123건이어서 이번 소송 향방에 따라 나머지 특허 120건을 활용한 또 다른 소송 제기 가능성도 있다.
스크래모지는 지난 2월 LG이노텍에 50억원가량을 지불하고 미국 특허 123건을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스크래모지는 이번 소송은 물론 앞으로 제기할 분쟁을 통해 50억원 이상 수익을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해당 특허를 무효화하거나 침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대응해야 한다.
스크래모지는 아일랜드 헤지펀드 마그네타 캐피털(Magnetar Capital)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제임스 프루스코)의 지휘를 받고 있다. 마그네타 캐피털은 또 다른 NPE 아일랜드 '솔라스 OLED'도 지휘한다. 솔라스 OLED는 지난 2019년부터 최근까지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애플 등을 상대로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솔라스 OLED와 분쟁을 최근 합의 종결했다. 마그네타 캐피털 자산 규모는 123억달러(약 14조원)다.
앞서 스크래모지가 지난 2월 LG이노텍에서 미국 특허 123건을 매입해 삼성전자나 애플 등이 특허 침해 소송에 노출될 것이란 전망이 업계에서 나왔다.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스크래모지가 특허 소송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대는 시장 1위 애플과 2위 삼성전자 등이다. 3위 LG전자는 휴대폰 사업에서 철수할 예정이어서 스크래모지 입장에선 기대수익이 작다.
LG이노텍은 지난해 초 무선충전 사업에서 철수했다. LG이노텍의 무선충전 사업은 고객사인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위축으로 수익성이 떨어졌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무선충전 기능은 최근 보급형 제품까지 확산하며 적용 제품이 늘고 있다. 지난해 애플이 출시한 보급형 아이폰SE도 무선충전을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