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촌화학, 日의존도 100% 배터리 파우치 필름 국산화…삼성SDI와 협업
LG에너지솔루션도 적용 고심
2021-05-11 이수환 기자
삼성SDI가 소형 배터리용 파우치 필름 국산화에 나선다. 농심그룹 산하 포장‧전자재료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율촌화학과 협업을 추진한다.
그동안 배터리를 감싸는 핵심 부품인 파우치 필름은 DNP, 쇼와덴코 등 전량 일본 업체에서 수입했다. 본격 양산에 들어가면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화이트리스트 규제와 같은 무역 분쟁에 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율촌화학은 삼성SDI와 리튬이온배터리파우치(LiBP) 공급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삼성SDI로부터 소형 파우치형 배터리용으로 품질 인증(퀄:qual)을 받았다. 새로 설계될 소형 배터리 제품에 적용될 전망이다. 이르면 내년 상용 제품에 공급될 수 있다. 양사는 파우치 필름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도 추진 중이다.
소형 배터리는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웨어러블 기기 등에 주로 쓰인다. 이전에는 사각형 모양의 각형 배터리가 쓰였다. 피처폰에 사용하던 교체형 배터리가 이 형태다. 요즘은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디자인을 고려해 본체에 내장되는 일체형 배터리로 바뀌었다. 이 일체형 배터리에 파우치 필름을 쓴다.
업계에선 삼성SDI 배터리 매출의 60% 정도를 소형 배터리 사업이 담당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소형 배터리 매출의 대부분은 금속 캔(CAN)을 쓰는 원통형 배터리가 담당한다. 파우치형 배터리가 전체 배터리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으나, 그동안 전량 수입하던 파우치 필름을 국산 업체로 대체하면 조달처 다변화를 통한 원가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율촌화학은 삼성SDI뿐 아니라 LG에너지솔루션과도 파우치 필름 교감을 이어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수차례 율촌화학 배터리 파우치 필름을 테스트했다. 그러나 원하는 만큼 성능이 나오지 않았다. 내부 평가에서 B등급(최저 D등급)을 받았다. B등급도 전기차용 배터리로 사용할 수 있으나 LG에너지솔루션은 A등급 제품만 받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 설계해 만들 신제품에 적용을 가능성 높게 검토 중"이라며 "현재 양사가 테스트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파우치 필름은 파우치형 배터리 원가의 10% 내외를 차지한다. 나일론, 알루미늄, 폴리프로필렌 등의 재료를 사용한다. 접착층, 코팅층을 더해 7~8개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소형이냐 중대형이냐에 따라 구조와 두께에 차이가 있다. 중대형 기준으로 두께는 소형이 100마이크로미터(㎛) 내외, 중대형이 150㎛ 내외다. 국내에선 율촌화학, 한국알미늄, BTL첨단소재 등이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