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부족 탓에... 삼성 갤A 시리즈 생산차질
일부 지역만 발매
2021-05-12 이나리 기자
반도체 공급부족이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에도 부정 영향을 미치고 있다. 칩 조달을 제때 못해 전략 중저가폰 갤럭시 A 시리즈 발매가 늦춰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 3월 17일 온라인 언팩으로 공개한 갤럭시 A52(5G 버전 포함), A72 신제품 글로벌 발매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이 제품은 현재 유럽 등 일부 국가에만 발매됐다. 미국에선 A52 5G만 판매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언팩 공개 당시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발매를 4월 말로 예상했으나 아직 출시 기약이 없다"고 말했다.
전략 중저가폰 발매가 늦춰진 이유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부족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신제품 갤럭시 A시리즈 3종에는 퀄컴 스냅드래곤 720G와 750G AP가 탑재된다. 삼성전자 8나노 로파워플러스(LPP:Low Power Plus) 공정으로 생산되는 제품이다. 이 칩은 삼성전자 갤럭시 A 시리즈 외 샤오미 홍미노트, 레드미 등 중국 업체 중급형 스마트폰에도 두루 탑재된다.
삼성전자에 부품을 대는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AP 조달에 차질이 있어서 특정 지역으로 나가는 A 시리즈 생산 자체가 미뤄지고 있다"면서 "다른 부품을 대는 협력사도 이 때문에 매출 발생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예견됐던 사안이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은 지난 2월 실적발표 직후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부족 영향이 스마트폰 업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이 시나리오(공급부족)가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은 3월 17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5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 수요 불균형이 심각하다"며 "매일 부품 공급 문제와 관련해 임직원들이 달려들고 있지만 100% 해결됐다고 할 수 없고, 2분기가 조금 문제"라고 말했다.
칩 공급부족은 파운드리 생산용량 부족이 근본 원인이다. 한파에 따른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 일시 가동 중단 여파, 대만 내 가뭄으로 인한 TSMC의 공장 가동 어려움, 4월 정전 등 일련의 천재지변과 사고도 공급부족을 직간접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에선 일부 '가짜수요'도 있는 것으로 본다. 칩 조달이 어렵다고 판단, 실제 수요보다 많은 주문을 넣어 '사재기'를 하는 회사도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