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차량 반도체 내재화 'ES 프로젝트' 시동

현대모비스가 주축, 국내 팹리스 등과 협력

2021-06-02     이나리 기자
현대자동차가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를 위해 'ES 프로젝트(정의선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ES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이름을 약자로 만든 명칭이다. 총수 이름을 프로젝트로 딴 만큼 성공시키기 위해 사활을 걸 것으로 업계에선 예상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자동차 계열사 현대모비스는 차량용 반도체 개발을 맡길 국내 팹리스 및 디자인하우스 업체들을 선정 중이다. 이미 몇몇 기업과는 비밀유지협약(NDA)을 체결하고 개발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는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개인들에도 NDA 서명을 받았다. 외부로 이 사안이 흘러나가지 않도록 철저히 신경쓰고 있다는 의미다. 현대모비스 독자 칩 개발은 커스텀 시스템온칩(SoC) 등 차량 반도체 설계를 외주 개발 맡기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요구하는 기능이나 사양을 불러주면 협력사가 이에 맞춰 개발한다. 업계에선 기성복을 사입다가 양복을 맞춰 입게 되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이는 테슬라가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에 커스텀 SoC 개발 외주를 맡긴 방식과 유사하다. 현대모비스는 기술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은 인포테인먼트용 반도체 개발을 시작으로 향후 마이크로컨트롤러(MCU), 전력관리반도체(PMIC),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등으로 분야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공개한 분기보고서에 "올해 R&D 부문 내 반도체 설계 섹터를 신설해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를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적시하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는 국내 반도체 대기업 S사 출신인 김태우 상무가 총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상무는 2019년 12월 현대모비스에 입사해 커넥티비티 및 음향섹터장 담당 업무를 해왔다.  업계에선 이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에 대해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 평가를 내리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012년 계열사 현대오트론을 출범시키면서 반도체 내재화에 도전한 바 있다. 그러나 큰 결과물을 내지 못한 채 지난해 12월 현대모비스에 흡수합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