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애플 에어팟 프로용 배터리 개발

단추 모양의 코인셀 제품 준비 삼성SDI와 경쟁 구도

2021-06-02     이수환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무선이어폰용 초소형 배터리 사업을 강화한다. 코인셀(단추형)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구체적인 양산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르면 내년 고객사 제품에 공급될 수 있다. 초소형 배터리는 애플 에어팟, 삼성전자 갤럭시 버즈 등 무선이어폰 시장 활성화로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 제품 교체 주기가 빠르다. 일반 원통형 배터리보다 가격이 20~30% 가량 비싸다. 그간 LG에너지솔루션은 초소형 원통형 배터리(핀셀:Pin Cell) 위주로 사업을 펼쳤다. 코인셀 배터리 개발이 외부로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미 사업화에 들어간 삼성SDI를 비롯해 독일 바르타, 중국 EVE에너지와 함께 4각 경쟁 구도가 예상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코인셀 배터리 개발을 거의 완료했다. 현재 파일럿 라인 구축을 위한 기획 단계다. 당장 양산을 준비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 고객사를 확정하지 못했다. 올해는 샘플을 만들어 공급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양산은 내년에 기대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애플 에어팟1과 에어팟2에 배터리를 공급한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무선이어폰용 배터리 점유율은 48%에 달했다. 그러나 애플이 코인셀 배터리를 쓰는 에어팟 프로를 내놓으며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 코인셀 시장 비중은 57%로 핀셀(18%) 배터리를 압도했다. 일반 에어팟보다 에어팟 프로가 더 많이 팔린 탓이다. 삼성전자와 같은 경쟁 업체가 코인셀 배터리를 선책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LG에너지솔루션이 코인셀 배터리 시장에 진입하면 삼성SDI, 바르타, EVE에너지와 경쟁이 불가피하다. 특히 삼성SDI는 지난해 용량과 크기에 따라 85mAh, 60mAh 두 가지 제품을 개발했다. 삼성전자 갤럭시 버즈 신형에 이미 공급한 전력이 있다. 전환점은 애플이다. 이 회사는 주로 바르타 제품을 사용 중이다. 에어팟 프로에서 노이즈 캔슬링(소음제거) 기술을 뺀 라이트 버전(가칭)을 준비 중이다. 여기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느냐에 따라 무선이어폰용 배터리 시장점유율에 큰 차이를 보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코인셀 배터리 개발을 위해 소재부터 장비에 이르기까지 꼼꼼하게 기획을 진행했다"며 "(원가절감을 위해) 생산성을 높이는 게 과제"라고 전했다. 업계에선 무선이어폰용 초소형 배터리 시장이 지난해 3억셀에서 오는 2025년 12억셀로 연평균성장률이 26% 이상일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