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배터리 장비 직구매 확대…LG전자 생기원 역할 '축소'

직거래하는 배터리 장비 협력사 확대

2021-06-07     이수환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독자적인 배터리 장비 협력사 확보에 나선다. 직접 거래하는 협력사를 지금보다 더 많이 발굴하겠다는 목표다. 그간 LG에너지솔루션은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생기원)에서 배터리 장비 협력사를 활용했다. 이 과정에서 협력사는 생기원에 수익 일부를 지급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직거래하지 않고 생기원과 공급계약을 맺기 때문이다. 자체 배터리 장비 협력사 확보는 LG전자 생기원 역할을 줄이겠다는 의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독자적인 배터리 장비 협력사망 구축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체 발굴한 업체에 발주(PO)를 주고 있다. LG전자 생기원에 등록된 업체를 하나씩 대체하는 중이다. 같은 공정에 쓰는 장비라면 생기원과 연관되지 않은 업체를 활용하는 게 핵심 골자다. 이 작업은 전수호 부사장이 총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비 기술을 담당하는 양기 상무와 함께 공정과 연구‧개발(R&D)을 함께 진행 중이다. 전 부사장이 공정을, 양 상무가 장비를 나눠 담당하는 형태다. 전 부사장은 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 패널 공장장 출신이다. 2016년 LG화학(현 LG에너지솔루션)으로 이동했다. 전지사업본부 글로벌생산센터장을 맡아 배터리 생산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체적인 성과도 나왔다. 양‧음극 탭(Tab)을 만드는 노칭(Notching)은 금속 칼날(금형)을 이용한 프레스 노칭 대신 레이저 노칭 기술이 적용됐다. APS홀딩스 관계사인 디이엔티를 발굴해 중국과 폴란드 공장 양산 라인에 적용했다. 분리막을 셀에 붙이고 적층하는 라미네이션&스태킹(L&S) 장비는 디에스케이(DSK)가 신규 진입했다. 이들 장비는 LG전자 생기원과 거래하던 디에이테크놀로지, 신진엠텍, 나인테크 등이 담당해왔다. LG에너지솔루션이 자체 협력사를 확보할수록 LG전자 생기원과 거래하는 업체는 입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생기원에 지급해야 하는 수익도 부담이다. 같은 장비를 두고 여러 LG에너지솔루션 협력사와 경쟁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 일선에선 LG전자 생기원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LG에너지솔루션과 직거래를 하고 싶어도 이미 관련 장비를 다른 업체와 개발한 경우가 많아 뚫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규 협력사에 적지 않은 LG에너지솔루션 인력이 이동해 있어 이들이 개발한 장비를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대대적인 협력사 물갈이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LG전자 생기원은 LG 계열사가 필요한 생산장비를 개발하는 연구소로 1987년 설립됐다. 생기원이 개발·설계하면, 협력사가 이를 토대로 장비를 생산해 이익을 나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