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전자, 애플에 OIS 공급 유력...애플 실사 진행
내년 아이폰 신제품부터 OIS 공급 가능성
작년 카메라 모듈 사업 철수 후 도약 기회
2021-06-08 이기종 기자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품 협력사 자화전자가 애플 공급망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카메라 모듈 사업에서 철수한 자화전자에는 도약 기회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자화전자 광학식손떨림방지(OIS) 공장 실사를 마친 것으로 파악됐다. OIS는 사진을 찍는 손의 흔들림과 반대 방향으로 렌즈를 구동해 선명한 피사체 촬영을 지원하는 부품이다. OIS는 초점거리를 자동 조절하는 자동초점(AF) 액추에이터와 통합돼 카메라 모듈에 탑재한다.
자화전자는 OIS와 AF 액추에이터를 결합한 OIS·AF 통합 액추에이터가 주력품이다. 여기에 이미지센서와 기판을 결합하면 카메라 모듈이 완성된다.
자화전자가 애플 공급망에 최종 진입하면 내년 아이폰 신제품부터 OIS 납품이 가능할 전망이다. 해당 OIS는 아이폰 망원 카메라 모듈에 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망원은 멀리 있는 피사체를 잡아당겨 촬영하기 때문에 흔들림을 최소화해야 한다.
자화전자로선 새로운 도약 기회를 맞았다. 자화전자는 지난 2019년 말 삼성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시장에 진출했지만 수익성이 저조해 반년 만인 지난해 상반기 카메라 모듈 사업에서 철수했다. 이후 회사는 기존 OIS와 AF 등 주력 부품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자화전자의 애플 공급망 진입 시도 이전에 삼성전자와 삼성전기의 특허 사용 승인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자화전자가 생산하는 OIS는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자화전자 등이 수년간 함께 개발해왔다. 특허도 세 업체의 권리관계가 얽혀 있다.
자화전자의 애플용 OIS 납품이 유력해지면서 애플이 적용을 검토 중인 폴디드줌에서 삼성전기 역할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폴디드줌은 프리즘으로 빛을 꺾어 이미지센서에 전달하는 망원 카메라 모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삼성전기 폴디드줌을 사용하고 있다.
폴디드줌 구조 특허는 삼성전자가 2019년 인수한 이스라엘 코어포토닉스가 대량 보유하고 있다. 애플이 코어포토닉스 특허를 회피하긴 어렵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었다. 때문에 시장에선 애플이 LG이노텍과의 오랜 협력을 고려해, LG이노텍이 삼성전기에서 액추에이터 등 부품을 공급받아 폴디드줌을 완성해 애플에 납품하는 절충안이 유력하다고 전망해왔다. 특허 문제를 해소하고 공급망 변화도 최소화할 수 있다. 자화전자가 삼성전기를 통해 OIS를 납품할 가능성도 아직 배제하긴 어렵다.
현재 코어포토닉스는 애플과는 미국에서, LG이노텍과는 국내에서 소형 망원 렌즈 관련 특허 분쟁을 진행 중이다. 코어포토닉스는 애플에 특허 침해 소송을 3건(1심 기준) 제기했고 이 중 2018년에 제기한 소송 1건을 진행 중이다. 애플은 코어포토닉스 특허 18건에 대해 무효심판을 청구했고 11건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LG이노텍은 2018년 특허 침해로 피소됐지만 지난해 코어포토닉스 특허를 무효로 만들었다. 코어포토닉스는 무효 결정에 대해 취소소송(심결취소소송)을 제기했다. 국내 침해 소송은 중단됐다.
자화전자는 충북 청주와 베트남 빈푹성 등에 생산시설이 있다. 회사 매출에서 OIS와 AF, 진동모터 등 카메라 모듈 부품 비중은 85%다. 1분기 실적은 매출 943억원, 영업이익 55억원이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47.5% 상승했고 영업손익은 흑자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