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말레이시아에 원통형 배터리 투자

2GWh 규모, 2000억원 내외 집행할 듯

2021-06-11     이수환 기자
삼성SDI가 원통형 배터리 신규 투자를 결정했다. 말레이시아 세렘반 공장이 대상이다. 투자액은 2000억원 내외다. 2기가와트시(GWh) 규모다. 지난 2019년 중국 톈진 공장 이후 진행된 원통형 배터리 투자다. 최근 원통형 배터리 시장은 공급부족이 상황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방산업 수요 회복으로 전동공구, 무선청소기, e모빌리티 제품 판매가 늘어났다. 원통형 배터리룰 쓰는 테슬라 전기차(EV) 판매가 늘어난 것도 이유다. 지난해부터 테슬라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배터리도 공급 중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조만간 말레이시아 세렘반 공장을 대상으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21700 규격 원통형 배터리(지름 21㎜, 높이 70㎜)가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월 100만 셀 이상을 생산할 수 있다. 분당 생산속도(PPM)를 종전 200PPM에서 300PPM으로 높였다. 국내 천안, 중국 톈진과 함께 원통형 배터리 공급에 한결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삼성SDI는 시장 상황을 보고 추가 증설도 검토한다. 최대 4GWh로 늘릴 수 있다. 투자액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말레이시아 세렘반 공장은 2012년부터 원통형 배터리 생산을 시작했다. 최근 노후화된 소형 파우치형 배터리 생산 라인을 걷어냈다. 이곳에 신규 원통형 배터리 설비를 마련하는 것이 골자다. 철거한 소형 파우치형 배터리 장비는 톈진 공장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시장 대응에 주력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SDI는 올해 사업계획에 원통형 배터리 투자로 우선 1315억원을 준비했다. 다만 예상보다 수요가 더 강하게 일어나고 있어서 추가 투자도 충분히 가능하다. 특히 동남아 시장은 원통형 배터리 수요가 풍부하다. 종전 모터바이크 대신 전기자전거, 전기바이크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무선청소기 판매량도 확대 추세다. 삼성SDI는 2020년 기준 연산 18억 셀의 원통형 배터리 생산 캐파(CAPA)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신규 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내년에는 20억 셀 이상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