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작년 디스플레이 산업 매출 20% 성장
"전세계 시장 점유율 40%로 1위"
6세대 이상 생산라인 35개 확보
2021-06-14 이기종 기자
지난해 중국 디스플레이 산업 규모가 20% 성장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에서 중국 업체 장악력이 커져 국가별 연대·협력이 필요할 것이란 제안도 등장했다.
14일 중국 매체 중화액정망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디스플레이 산업 매출은 4460억위안(약 78조원)으로 전년비 19.7% 성장했다. 전세계 시장 점유율은 40.3%로 1위다.
중국 산업정보기술부(MIIT)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기준 자국에 6세대 이상 패널 생산라인이 35개 구축됐다고 밝혔다. 6세대 라인은 스마트폰에 필요한 중소형 패널을 주로 생산한다. 7·8세대와 10·11세대 라인은 모니터나 노트북, TV 등 중대형 패널을 주력으로 생산한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IT 제품 수요가 늘면서 시작한 LCD 패널 가격 상승세는 1년째 이어지고 있다. LCD 시장을 장악한 중국 패널 업체 매출 신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중국 1위 패널 업체 BOE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비 16% 상승한 1356억위안(약 23조원)이었다. 순익은 50억위안(약 8800억원)으로 같은 기간 162% 급증했다.
BOE의 지난해 매출은 같은해 LG디스플레이 매출 24조2300억원보다 1조원 적다. 올해는 BOE 매출이 LG디스플레이를 넘어설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 매출은 30조5900억원이었다.
중국 국가발전위원회가 지난 2014년부터 자격조건과 인프라를 갖춘 기업에만 투자를 허용하면서 중국 내에서도 과점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2014년 이후 관련 프로젝트는 일부 선도 업체에 집중됐다. 지난해엔 디스플레이 전후방산업에서 인수합병이 가속돼 선도 기업 경쟁력이 강화됐다는 평가가 현지에서 나온다.
BOE와 CSOT는 각각 CEC판다와 삼성디스플레이 쑤저우 공장을 인수하면서 대형 LCD 시장을 재편했다. BOE는 CEC판다 생산라인 인수로 8.5세대 라인 5개와 8.6세대 라인 1개, 10.5세대 라인 2개를 갖췄다. CSOT는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중국 쑤저우 공장을 인수해 대형 패널 분야에서 8.5세대 라인 3개, 11세대 라인 2개 등을 확보했다. 시장조사업체 시그마인텔은 2022년 BOE의 대형 LCD 시장 점유율이 28.9%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패널 업체의 과점화 확대와 LCD 패널 가격 상승 지속으로 TV 세트 업체는 수익성 확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달 상반월 기준 55인치와 65인치 LCD TV 패널은 1년새 약 120달러 올랐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한 관계자는 "LCD 사업에서 중국 업체와 (국내 세트 업체 사이) 힘겨루기가 계속될 수 있다"며 "(상대가) 패널·부품 업체지만 예전처럼 (세트 업체가) 물량만으로 쉽게 제어할 수 없다는 점이 코로나19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디스플레이 산업 패권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며 "국가별 연대와 협력 필요성이 절실해졌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