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배터리 핵심소재 조달처 확대
중국 롱바이테크놀로지와 양극재 협력
에코프로비엠 비중 줄어들 듯
2021-06-14 이수환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EV) 배터리 양극재 조달처 확대를 추진한다. 중국 롱바이테크놀로지를 후보로 올렸다. 앞서 다른 중국 소재업체인 BTR와 양극재 합작사를 만들기로 한 상태라 중국산 양극재 비중이 높아질 전망이다. 반대로 에코프로비엠과 같은 국내 업체 비중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중국 롱바이테크놀로지 양극재를 신규 배터리에 적용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니켈 함량 80% 이상의 하이니켈 제품이 대상이다. 국내 충주시에 건설되고 있는 롱바이테크놀로지의 한국법인인 재세능원이 생산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오는 2025년까지 6000억원을 투자해 연간 약 6만5000톤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건설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이 롱바이테크놀로지 양극재를 선택한 것은 원가절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롱바이테크놀로지는 한국에서 양극재 소재인 프리커서(전구체)를 생산하는 이엠티의 최대주주다.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담당하는 TMR도 관계사로 가지고 있다. 전구체, 양극재, 재활용에 이르는 생태계를 국내에 마련하는 셈이다.
공급할 제품은 NCM811(니켈·코발트·망간 비중 8:1:1)이 유력하다. 현재 이 양극재는 에코프로비엠이 대부분 공급 중이다. 향후 니켈 함량이 90%, 94%인 양극재가 사용될 예정이지만, 한동안 주력 제품은 NCM811이 담당한다. 에코프로비엠이 NCM9와 같은 고급 제품을 담당하고 롱바이테크놀로지가 중저가 제품군을 맡는 그림이다.
중국 현지는 BTR와 주로 협력한다. 배터리 합작사인 EVE에너지와 함께 4억8900만위안(약 850억원)을 투자한다. EVE에너지는 4억6900만위안, BTR가 9억9700만위안을 사용할 계획이다. 지분율은 각각 25%, 24%, 51%다.
SK이노베이션은 자체 양극재 내재화율도 끌어올릴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 20%대까지 높일 계획이다. 양극재 조달처 다변화는 내재화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 가운데 하나다. 현재 대부분을 차지하는 에코프로비엠 비중이 절반 이하로 낮아질 수 있다. 중국 합작사, 내재화 비중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의미다.
양극재는 배터리 4대 원재료(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가운데 하나다. 배터리 원가의 35~40%를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