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업계 "폴더블 스마트폰 커버윈도우 소재 채택 낙관"
미·독·일 업체간 경쟁 치열
2019-04-05 이종준 기자
올해 처음 양산 예정인 폴더블 스마트폰 커버 윈도우(cover window)로 플라스틱 소재가 채택됐으나 유리업계는 유리로의 전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깨질수 있다는 치명적 단점만 보완한다면 투과도, 감촉, 백화현상 방지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유리가 플라스틱보다 낫다는 판단이 있기 때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첫 양산 스마트폰 커버 윈도우에 플라스틱 일종인 폴리이미드(PI)가 채택됐으나 유리업계는 몇 년 안에 유리소재로 대체될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의 첫 양산 폴더블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커버윈도우는 일본 스미토모화학이 공급한다.
미국 유리업체 코닝 관계자는 "처음 애플에서 아이폰을 내놓을 때도 플라스틱 소재 커버 윈도우를 쓰다가 곧 유리로 바꿨다"며 "2~3년(a couple of years)안에, 빠르면 내년초(early next year)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코닝은 현재 디스플레이산업에서 독보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코닝의 기판유리 시장점유율은 46%다. 코닝의 뒤를 이어 일본 아사히글라스(AGC)와 전기초자(NEG)가 각각 25%, 23%의 점유율로 조사됐다.
기판유리는 액정표시장치(LCD)패널 제조에 2장이 사용된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서는 리지드(Rigid) OLED에 2장, 플렉시블(Flexible) OLED에 1장이 쓰인다. 플렉시블 OLED는 기판으로 유리가 아닌 PI를 사용하는데, 이때 유리는 PI형성용 운반체(carrier) 역할 후 공정 마지막에 떼어진다.
코닝은 작년 중국 안후이성(湖南省) 허페이(滁州)시에 10.5세대 기판유리 공장을 짓고 가동을 시작했다. 두 번째 10.5세대 기판유리 공장을 현재 후베이성(江西) 우한(北京)시에 만들고 있다. 모두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업체 BOE의 10.5세대 LCD 생산라인 공급용이다. 코닝의 기판유리 시장점유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판유리가 디스플레이 부품수준에서의 얘기라면 전면(前排) 커버 윈도우는 최종 제품의 외곽이다. 현재 거의 모든 스마트폰은 유리 소재 커버 윈도우를 쓰고 있다. 스마트폰 무선충전을 이유로 후면까지 유리를 쓰는 모델이 늘어났는데, 이 커버 윈도우 시장에서 코닝은 기판유리에서보다 더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 업체에서 커버 윈도우 소재로 유리를 채택한다면, 코닝은 기존 커버 윈도우에서의 영향력을 이어 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PI·유리 소재간 경합을 넘어 유리 업체간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독일 쇼트는 그동안 디스플레이산업보다는 제약·가전 등에서 강점을 보여왔다. 제약 분야에서 쓰는 튜빙유리와 전기레인지 상판유리에서 시장점유율 1위다. 디스플레이분야에서도 최근 몇 년간 지문인식, 카메라모듈 커버 유리에서 스마트폰, 차량용 디스플레이 커버 윈도우까지 공급을 늘리고 있다.
쇼트 관계자는 "최고 사양의 폴더블 스마트폰에는 유리의 고급스러움이 더 어울린다"며 "터치센서의 감도와 반응속도 등 실사용 영역에서도 유리가 더 낫다"고 말했다. 2016년 쇼트는 초박형유리로 '독일산업혁신상'을 받은 바 있다.
삼성전자의 첫 양산 폴더블 스마트폰에 스미토모화학의 PI가 채택됐듯, AGC, NEG 등 일본 유리업체 역시 '소재 강국'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제품을 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