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생산성 높인 3세대 'Z-스태킹' 공법 도입

1세대보다 배터리 생산량 2.3배 높아

2021-06-16     이수환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EV) 배터리 생산에 고속 신공법을 적용했다. 배터리 소재를 계단처럼 층층이 쌓는 스태킹(Stacking) 공정용 장비를 신규로 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생산성을 높여 배터리 원가를 낮추기 위한 역할이다. 마더팹 역할을 하는 국내 서산 공장에 먼저 쓰였다. 중국, 헝가리, 미국 순으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생산성을 높인 3세대 'Z-스태킹' 장비를 모든 사업장에 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태킹은 활물질(양극재, 음극재)을 바른 양극과 음극 사이에 분리막을 끼워넣고 적층하는 작업이다. 배터리 양극과 음극 탭(Tab)을 따는 노칭(Notching) 다음에 위치한다. 3세대 Z-스태킹 장비는 분당 생산속도(PPM)가 30PPM에 달한다. 2010년대 초반에 사용한 1세대 장비와 비교해 2배 이상 빠르다. 그동안 배터리 소재 길이가 늘어날수록 스태킹 공정에서 각 소재가 펄럭이거나 제대로 접히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생산성 향상에 한계가 있었다. Z-스태킹은 SK이노베이션과 삼성SDI가 사용하는 적층 공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라미네이션&스태킹(L&S) 공법을 쓴다. Z-스태킹과 달리 전극을 분리막과 붙여 배터리 셀로 만든다.  Z-스태킹의 경우 양극·음극을 낱장으로 재단 후 '매거진(Magazine)'이라 부르는 적재함에 쌓아 분리막과 번갈아 적층한다. SK이노베이션 스태킹 공정 관계자는 "과거 완성차 고객사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이 사용하는 L&S 공법과 비교해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며 "2018년 3세대 Z-스태킹 공법 개발에 성공했고 현재 배터리 셀 폭을 더 늘려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연구 중"이라고 전했다. SK이노베이션은 Z-스태킹 공법이 배터리 셀 내부의 음극과 분리막 부재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30PPM 이상의 적층 속도에서도 배터리 셀 정렬이 틀어지지 않아 내부 단락이 거의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다음 단계는 자동화다. 현재 노칭과 스태킹 공정은 별개로 이어져 있다. 각 공정을 넘어가기 위해 따로 인력이 투입됐다. 이들 공정을 하나로 이어 만드는 인라인(In-Line) 방식 장비도 개발 중이다. 인라인 장비는 노칭, 스태킹 공정을 하나로 합쳐 공정 자동화가 가능하다.

SK이노베이션은 이르면 8월부터 헝가리 3공장(이반차) 장비 발주(PO)를 시작한다. 이곳에서부터 고속‧자동화 장비가 도입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