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올해 배터리 사업에 2조원 투자
역대 최대 규모, 전년비 40% 이상 증가
2021-06-25 이수환 기자
삼성SDI가 올해 배터리 사업에 최대 2조원 가량을 투자한다. 지난 2019년 기록한 1조7000억원을 가뿐히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삼성SDI는 투자에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선 투자가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주주들의 지적도 나왔다.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시작으로 배터리 사업에 속도를 낼지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올해 배터리 시설투자 규모를 약 2조원으로 수준으로 설정했다. 지난해 1조4000억원 대비 42% 늘어난 것이다.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에 1조5000억원이 투입된다. 소형 배터리는 4000억원 내외가 유력하다. 헝가리 괴드, 중국 톈진, 말레이시아 세렘반 공장 대상의 증설 투자에 사용될 계획이다.
투자의 중심은 헝가리 괴드 공장이다. 이곳은 현재 2공장 투자가 진행 중이다. 기존 1공장의 두 배 이상의 규모로 건설된다.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신소재, 신공법이 적용된 5세대(Gen5) 배터리가 생산된다. 원료 투입 기준 7개 생산 라인으로 구성된다. 조립 공정 라인으로는 최소 10개 이상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월 1200만셀의 각형 배터리 생산이 가능하다.
원통형 배터리 투자는 말레이시아 세렘반, 중국 톈진 공장이 대상이다. 세렘반 공장의 경우 최근 2000억원 수준의 투자를 결정했다. 21700 규격 원통형 배터리(지름 21㎜, 높이 70㎜) 생산 라인을 구축한다.
다만 최근 신규 진출이 논의되고 있는 미국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됐다. 조만간 최종 투자 결정이 이뤄지면 구체적인 투자 시기 논의에 들어갈 전망이다.
업계에선 삼성SDI가 2조원 이상의 시설투자를 결정하면서 본격적인 투자 경쟁에 진입한 것으로 본다. 그간 불거졌던 보수적 투자 논란도 다소 가라앉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투자의 핵심은 미국 리비안"이라며 "올해 리비안 매출이 발생하겠으나 현지에 공장을 짓기로 결정하면 투자 규모가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