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장비 업계 배터리 시장 속속 진출

수주 절벽 극복 방안

2019-04-09     이수환 기자
배터리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 업계가 배터리 사업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황 악화로 인한 수주 절벽을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에스엔유프리시젼과 AP시스템이 배터리 장비 사업 진출을 결정했다. 별도로 팀을 꾸리고 조기 안착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 카드도 준비되고 있다. 주성엔지니어링, 시스템알앤디, 디엔티, 비아트론 등도 내부적으로 검토가 이뤄지는 중이다. 일부는 배터리 업체와 구체적인 협의까지 진행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르면 올해 안으로 장비 수주가 가능할 전망이다. 디아이티, 탑엔지니어링 등이 검사 장비나 배터리 보호 회로 기판 사업을 벌이고 있으나 배터리 생산 공정에 직접적으로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대규모로 뛰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이 배터리 장비 사업에 관심을 보인 이유는 디스플레이 업황 부진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투자가 크게 줄어들면서 매출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 매출 비중이 높은 장비 기업은 이미 실적 하락으로 몸살을 앓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진작 신공장 ‘A4’에 장비 반입까지 마쳤으나 최근에서야 일부 가동에 들어갔다. 배터리와 디스플레이 생산 공정이 비슷하다는 점도 시장 진출을 가속했다. 재료를 자르거나 말리고 코팅하는 등의 작업이 겹친다. 후공정에 필요한 자동화 시스템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배터리 장비를 만들 수 있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다. 에너지 밀도당 원가절감에 한계를 느끼고 있어서다. 생산 공정 혁신이나 새로운 장비를 통해 배터리 가격을 낮출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산업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어 수주 절벽을 겪고 있는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입장에서 눈여겨 보지 않을 수 없다”며 “디에이테크놀로지, 엠플러스, 엔에스, 피엔티 등 기존 배터리 장비 업체와의 가격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