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中페이퍼컴퍼니에 韓 LED 특허 114건 매각
이달 2일 중국 '레킨 반도체'에 한국 LED 특허 양도
지난 5월 미국 LED 특허 1977건 매각 후 추가 확인
2021-07-09 이기종 기자
LG이노텍이 중국 페이퍼컴퍼니 '레킨 반도체'에 국내 발광다이오드(LED) 특허 매각을 마쳤다. 지난 5월 미국 특허를 대량 매도한 뒤 추가 양도가 확인됐다.
9일 특허정보검색 사이트 키프리스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이달 2일 중국 쑤저우 소재 레킨 반도체에 국내 LED 특허 114건을 매각했다. LG이노텍은 지난 3월 특허 출원(신청)인정보 변경신고서를, 이달 2일 권리관계 변경신고서를 제출했다. LG이노텍이 보유해온 국내 LED 특허 114건 출원인도 레킨 반도체로 바뀌었다.
LG이노텍의 이번 특허 양도는 지난 5월 20일(현지시간) 미국 LED 특허 1968건(9일 현재 1977건으로 증가)을 레킨 반도체에 매각했던 거래 연장선상에 있다. 이에 앞서 LG이노텍은 국내외 LED 특허 1만여건과 생산설비를 중국 업체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이후 LG이노텍의 미국과 국내 LED 특허를 사들인 업체가 중국 페이퍼컴퍼니 레킨 반도체란 점이 차례로 확인됐다.
이번에 양수도를 마친 한국 LED 특허 114건 중 100여건은 아직 특허로 등록되지 않은 공개 특허다. 레킨 반도체는 시장 상황에 따라 특허 권리범위를 수정하며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레킨 반도체 뒤에 특허 수익화를 노리는 대형 펀드나 제3자가 있다면 주요 업체를 상대로 LED 특허 분쟁을 제기할 수 있다.
레킨 반도체가 법인으로 등록한 지난 4월 30일은 LG이노텍에서 미국 특허를 매입한 5월 20일보다 3주일 앞선다. 특허를 매입하려 법인을 급하게 설립한 것으로 보인다. 설립일은 지난 3월 2일, 자본금은 8000만위안(약 140억원)이다.
140억원은 미국 특허 1977건 매입에 필요한 선수금 수준이다. 미국 특허 한 건을 4000만~5000만원으로 잡으면 1977건 매입비는 800억~1000억원이다. 때문에 레킨 반도체가 매입한 특허는 재매각 가능성도 있다. 업계에선 실제 매입자가 따로 있을 것이란 추정도 나온다.
레킨 반도체 대표 품목은 반도체와 전자부품, 기계장치 등이다. 팹을 건설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생산하는 제품은 없다. 지분 구성은 쑤저우레상기업유한공사(17.68%), 쑤저우야오지기업유한공사(17.68%), 대표이사 길린솽(GuilinShuang, 16.37%), 타이창혁신투자개발유한공사(16.37%), 타이창차산경영그룹(15.55%), 하이닝카이주벤처캐피털(8.18%), 쑤저우유에츠기업유한공사(8.18%) 등이다.
LG이노텍은 지난해 10월 LED 사업 철수를 공식화했다. 회사는 이미 지난 2019년 10월 LED 사업 구조조정을 결정했지만 코로나19로 출입국이 어려워 중국 혜주와 경기 파주 등 LED 설비 실사가 지연됐다. LG이노텍은 LED 중 차량용 조명 모듈 사업은 지속한다.
한편 LG이노텍은 올해 초 국내외 무선충전 특허를 아일랜드 특허관리전문기업(NPE) '스크래모지 테크놀러지'에 매각했다. 스크래모지는 지난 4월 삼성전자, 지난달 애플과 구글을 상대로 특허 소송을 시작했다. LG이노텍은 무선충전 사업에서 지난해 초 철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