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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자율주행 시대 열 통신체계, 'C-V2X'로 기우나

정부, "DSRC, C-V2X 비교·실증 통해 C-ITS 통신표준 정할 것" 관련업계 반발..."부처 방문해 명확한 정부 입장 확인하겠다"

2021-07-12     양태훈 기자
C-V2X

정부가 세계 최초 완전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한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에 C-V2X 기술을 도입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늦어도 내년부터는 C-V2X 실증 등 주요 정책사업이 추진될 전망이다. 

12일 정부 부처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국토교통부, 과기정통부와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C-ITS) 인프라 조성을 위한 통신표준을 논의했다. 기재부는 부처 간 조율을 거쳐 DSRC와 C-V2X 중 완전자율주행 상용화에 적합한 기술을 도입할 방침이다.

앞서 국토부는 2014년부터 DSRC 기반의 C-ITS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국내 부품업체들과 수년간 실증작업도 진행해왔다. 이런 가운데 관계부처가 통신표준을 다시 논의한다는 건, DSRC 보다 사실상 C-V2X가 C-ITS에 더 적합한 기술이라고 판단을 내린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C-V2X는 아직 실증 데이터가 없어 완전자율주행 상용화에 있어 DSRC보다 적합하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수년간 실증을 거쳐 안전성이 검증된 DSRC를 기본적으로 활용하되 C-V2X는 실증을 거쳐 도입하자는 게 국토부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간 DSRC 기반 기술개발에 주력했던 관련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국토부가 DSRC보다 C-V2X로 C-ITS 인프라 조성 사업을 추진하는 쪽으로 사실상 방향을 수정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카네비컴, 켐트로닉스 등 6개 부품사는 이달 초 'C-ITS 얼라이언스(가칭)'를 결성해 집단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이들 업체는 13~14일 국토부와 과기정통부를 방문해 C-ITS 표준과 관련한 정확한 진행 상황을 파악하기로 했다.

(자료=정보통신기획평가원)

부품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로부터 정확한 설명을 듣지는 않았지만, 국토부와 한국도로공사가 올해 예정한 C-ITS 발주사업 중 일부를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업계에서는 이를 DSRC가 아닌 C-V2X로 C-ITS 인프라 조성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DSRC(Dedicated Short Range Communication·차량용 근거리 통신)와 C-V2X(Cellular-V2X·셀룰러 기반 차량·사물 통신)는 자율주행 구현에 필요한 각종 데이터를 차량-교통인프라-보행자 간에 주고받을 수 있도록 정한 통신표준이다. DSRC는 2012년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를 통해, C-V2X는 2017년 이동통신표준화 기술협력기구(3GPP)를 통해 표준이 마련됐다.

두 기술은 고속 이동 환경에서의 데이터 전송속도와 신뢰성 등에서 큰 차이가 있다. 이론상으로 5G 네트워크 기반의 C-V2X는 시속 500킬로미터로 이동하는 자동차와 최대 20기가비피에스(Gbps)의 속도로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다. 이에 비해 DSRC는 200킬로미터로 이동하는 자동차와 최대 54메가비피에스(Mbps)의 속도로 데이터 전송을 할 수 있다. 오차 범위도 C-V2X는 0.1m 미만이지만, DSRC는 50m 미만으로 신뢰성이 떨어진다.

해외에서는 미국, 중국을 중심으로 C-V2X 기술이 C-ITS 단일 표준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추세다. 중국은 2018년부터 LTE-V2X로 실증을 거쳐 현재 C-V2X를 C-ITS의 단일 표준으로 채택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도 지난 5월 C-V2X를 단일 표준으로 활용하는 규칙을 발표했다.

C-V2X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유럽 글로벌 완성차기업들도 5G 자동차협회(5GAA)를 결성해 완전자율주행을 위한 통신표준으로 C-V2X를 지지하고 있다. 이같은 글로벌 시장의 흐름이 우리 정부의 C-ITS 정책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부처 한 관계자는 "올해 4월 메르세데스-벤츠 등으로부터 C-ITS와 관련해 C-V2X로 통신표준을 정하는 것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고,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서한을 받았다"며 "전문가들도 완전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한 C-ITS에는 DSRC보다 C-V2X가 적합하다는 데 이견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