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친환경·배터리·신약에 10조 투자

2025년까지 배터리 6조, 친환경 3조, 신약 1조 투자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르면 연내 가능"

2021-07-14     이상원 기자
LG화학이 배터리 소재와 친환경소재, 글로벌 신약을 '3대 신성장동력'으로 정하고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2025년까지 3대 부문에 10조원을 투입한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석유화학 중심 사업구조를 탈피하려는 전략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14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은 경영전략을 발표했다. 신 부회장은 "배터리 소재 중심의 e-모빌리티, 지속가능한(Sustainability) 친환경 비즈니스, 글로벌 혁신 신약에 2025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총투자비 10조원 중 6조원은 e-모빌리티에, 3조원은 친환경소재에, 1조원은 신약에 투자한다.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합작투자(JV)도 추진한다. 투자금은 지난해 물적분할한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신 부회장은 "이르면 연내 LG에너지솔루션을 상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상장 이후에도)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 70~80%가량을 보유할 것이어서, 1년에 2조가량의 투자즘 조달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배터리 소재 분야 6조원 투자… 시장 지배력 강화한다

e-모빌리티 분야 투자액은 총투자액의 절반이 넘는 6조원이다. 양극재, 분리막, 음극 바인더, 탄소나노튜브(CNT) 등 배터리 분야를 폭넓게 육성할 방침이다. 먼저 올해 12월 연산 6만톤 규모 양극재 공장을 구미에 짓는다. 2026년 공장이 완공되면 양극재 생산 능력은 기존 4만톤에서 26만톤으로 6배 넘게 늘어날 전망이다. 1회 충전으로 600km 이상 주행 가능한 제3세대 배터리의 핵심 재료인 NCMA 양극재 생산 능력도 키운다. 유럽, 미국 등에 신규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을 중심으로 공급망도 다변화하기로 했다. 해외 생산 거점과 연합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이다. 안정적인 원자재 수급을 위해 광산 업체와의 합작투자도 준비하고 있다. 합작 파트너는 고려아연으로, 최근 MOU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다양한 업체와 협력해 원자재 공급 경쟁력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분리막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M&A, 합작투자 등도 검토한다. 글로벌 생산 거점도 조기 구축할 예정이다. 음극 바인더, 방열 접착제 분야에도 선제적으로 R&D 자원을 집중 투입하겠다고 했다.

◆ 친환경소재에 3조원 투자, 석유화학 미래성장축으로 키운다

LG화학은 '친환경 지속가능한(Sustainability) 비즈니스'에 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바이오(Bio) 소재, 재활용(Recycle), 신재생에너지 소재 등이다.  구체적으로는 ISCC Plus 인증받은 바이오-밸런스드(Bio-balanced) 초흡수성 폴리머(SAP)를 이달부터 본격 생산한다. 미국, 유럽 등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초흡수성 폴리머는 식물성 원료와 화석 원료로 만든 친환경 제품이다. 자기 무게의 약 200배에 해당하는 물을 흡수한다. 기저귀 등 위생 용품에 주로 사용된다. 생분해성 고분자 PBAT는 빠른 시장 진입과 역량 강화를 위해 외부 기술을 적극 도입할 계획이다. 올해 생산설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외 친환경 원료업체와의 합작투자로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방침이다. PBAT는 자연에서 빠르게 분해되는 플라스틱이다. 농업용, 일회용 필름 등에 주로 사용된다. 풍력, 태양광 발전등 신재생에너지 분야도 강화한다. LG화학은 이 분야가 전기차를 잇는 메가트렌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잇다. 그간 확보했던 태양광 패널 소재 기술력을 바탕으로 관련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플라스틱 재활용 분야도 꾸준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 친환경 제품군 매출 연평균 40% 이상 성장이 목표다.

◆신약 사업에 1조원 이상 투자…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 뚫는다

신약 사업에도 향후 5년간 1조원 이상 투자한다. R&D에 집중할 방침이다. 2030년까지 혁신 신약을 2개 이상 확보해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생명과학사업본부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4개 질환군(당뇨, 대사, 항암, 면역)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임상개발단계 신약 파이프라인을 2025년까지 11개에서 17개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또한 M&A나 합작투자 등 다양한 방안도 추진한다. 미국 현지에 연구법인을 설립해 글로벌 임상개발 역량도 강화한다. 임상 인력도 꾸준히 확보할 계획이다. 
 

◆"LG엔솔 상장으로 투자금 조달"

신 부회장은 "2025년까지 누적 투자액 중 3분의 2 이상이 신성장 분야에 투자될 것"이라며 "비중은 국내 60%, 해외 40%가량"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LG화학은 전통적인 화학기업이 아닌 신성장동력 분야의 과학기업"이라며 "올 하반기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LG화학은 10조원의 투자금을 지난해 분할한 배터리 자회사 LG엔솔 상장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LG엔솔은 올 하반기 IPO에 나설 예정이다. 이와 관련, 신 부회장은 LG엔솔 상장 이후에도 모기업인 LG화학이 70~80%의 지분을 보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에 따른 지분 분산 최소요건(일반주주 지분 25% 이상 등)을 충족하는 선에서 투자금을 조달 가능할 것이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