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로, 자회사 케이에프알엔디 '눈물의 땡처리'

사업다각화 어려움

2021-07-20     한주엽 기자
실적부진 영향으로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는 메카로가 자회사 케이에프알엔디 지분을 액면가 이하로 되파는 이른바 '눈물의 땡처리'를 한 것으로 20일 파악됐다.  메카로는 지난 2019년 9월 제 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케이에프알엔디 지분 58.07%(100만주)를 50억원에 매입했다. 지난 상반기에 이 지분 전량을 매도했다. 메카로는 케이에프알엔디 주식 한 주를 액면가(500원)의 열 배 가치로 샀으나 되팔 때는 액면가 혹은 그 이하로 판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1년 6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케이에프알엔디 지분 매입에 사용한 자금 대부분이 손실 처리된 것이다. 메카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케이에프알엔디는 지난해 순적자가 55억5600만원에 달했다. 유상증자로 흘러들어간 자금 이상의 적자가 났다. 업계 관계자는 "케이프에알엔디가 반도체 후공정 장비업체 C사 생산 기술을 이전받고, C사 협력사 자격으로 장비를 SK하이닉스에 공급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으나 여의치 않았다"면서 "이 과정에서 상당한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메카로는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해서는 '적정' 감사의견을 받았으나 내부회계관리제도에선 '비적정' 의견을 받아 투자환기종목으로 지정됐다. 외부감사인 검토 결과 자산손상 관련 종속 기업(케이에프알엔디) 통제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2년 연속으로 내부회계관리제도에서 비적정 의견을 받으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받게 된다. 메카로가 케이에프알엔디 지분을 급하게 내다팔며 관계를 해소한 이유는, 유지할 경우 적정 의견을 받기 힘들다는 의견이 나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메카로 관계자는 "내부회계관리제도 강화를 위해 대형회계법인 전문컨설팅을 받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메카로의 주요 매출원은 반도체 공정 장비용 부품과 소재로 나뉜다. 반도체 장비 챔버 내부에서 재료를 고르게 분사하는 샤워헤드와 증착 공정시 챔버 안에서 웨이퍼를 열로 데워 주는 히터블록이 주요 공정용 장비 부품군이다.  소재는 고유전율(하이-K) 특성 지르코늄(Zr)계 D램 프리커서(전구체, 前驅體)가 주력 매출원이다. 전구체는 화학 반응으로 특정 물질이 되기 전 단계의 용매 물질을 말한다. 메카로 Zr계 전구체는 SK하이닉스 D램 핵심 재료로 활용돼 왔으나 공정 노드가 바뀌면서 신규 물량은 모두 경쟁사로 넘어갔다. 경쟁사 중에는 SK하이닉스 관계사인 SK머티리얼즈 자회사 SK트리켐도 포함돼 있다. 메카로는 기술적, 정무적으로 판단했을 때 SK트리켐 등으로 넘어간 물량은 다시 뺏어오긴 힘들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실제 메카로 매출액에서 전구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65.48%, 2020년 47.72%, 지난 1분기 말 기준 36.3%로 줄어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메카로가 기존 사업 매출 축소분을 만회하기 위해 이런저런 회사를 인수하려 하는 와중에 케이에프알엔디 건이 발생했다"면서 "아직 회사에 현금이 많이 쌓여있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건으로 인해 몸집을 줄이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