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OLED 스마트폰 1위 애플에 내주나
애플, 상반기 스마트폰 OLED 패널 수요 1위
아이폰13 나오면 삼성전자와 격차 확대 전망
2021-07-22 이기종 기자
삼성전자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를 애플에 넘겨줄 가능성이 커졌다. 아이폰 신제품이 나오지 않았던 올해 상반기에 애플의 스마트폰 OLED 패널 구매량이 이미 삼성전자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와 스톤파트너스 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 스마트폰용 OLED패널 출하량 중 애플용 패널이 6000만~6400만대로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출하량 2위는 5500만~5600만대의 삼성전자용 패널이다. 애플 OLED 아이폰은 고가의 플렉시블 OLED 패널만 사용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플렉시블 OLED는 플래그십 제품, 저가 리지드 OLED는 중가 스마트폰에 적용 중이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 패널 출하량은 완제품보다 10%가량 많다. 완제품 조립 공정에서 발생하는 불량, 판매 후 파손에 따른 교체 등에 대비해 스마트폰 업체들이 물량을 넉넉하게 확보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OLED 패널을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에서 공급받는다.
눈여겨볼 대목은 애플은 상반기에 아이폰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애플이 가장 최근에 내놓은 스마트폰은 지난해 10월 출시한 아이폰12 시리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아이폰12 시리즈는 출시 7개월 만인 지난 4월까지 1억대 이상 팔렸다. 전작인 아이폰11 시리즈의 누적 1억대 판매 달성 시점보다 2개월 빨랐다.
반면 삼성전자는 상반기에 플래그십 갤럭시S21 시리즈, 갤럭시A 시리즈 등을 출시했지만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삼성전자용으로 출하된 스마트폰 OLED 패널 5500만~5600만대 중 플렉시블 OLED는 1300만~1400만대, 리지드 OLED는 약 4200만대였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OLED 패널 구매량 격차는 하반기에 더 벌어질 수 있다.
애플은 3분기에 아이폰13(가칭) 시리즈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번에 애플은 아이폰13 시리즈용 부품 주문량을 예년(7500만대)보다 20% 많은 9000만대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스마트폰 시장 3위였던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에 따른 공백을 차지하고,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한 기세를 이어가려는 의도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하반기에 기대를 거는 프리미엄 신제품은 갤럭시Z폴드3(가칭)와 갤럭시Z플립3(가칭) 등 폴더블폰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두 모델 출하량 목표를 600만~700만대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올해 연간 기준으로 애플의 아이폰 OLED 패널 수요는 1억7000만대, 삼성전자의 갤럭시 OLED 패널 수요는 1억6000만대로 예상한다. 3위는 7000만대의 중국 샤오미다.
패널 수요량을 기준으로 했을 때, 올해는 애플이 OLED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앞지르는 첫 해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2000년대 후반부터 일찌감치 OLED 스마트폰을 출시했지만 애플은 지난 2017년 아이폰X에 처음으로 OLED 스마트폰 패널을 사용했다.
지난해 스마트폰 OLED 패널 출하량은 삼성전자가 1억5000만대로 애플(9000만대)을 크게 앞섰다. 이에 따라 올해도 OLED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애플을 앞설 것이란 게 지난해 말까지의 예상이었다. 지난해 10월 스톤파트너스는 2021년 스마트폰 OLED 패널 수요 전망에서 삼성전자 1억9000만대, 애플 1억6000만대 등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패널 수요 예상치를 봤을 때 현 시점에선 이같은 전망이 빗나갈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한편, 애플은 하반기 4종으로 구성된 아이폰13 시리즈를 출시할 예정이다. 제품 화면 크기는 전작과 같다. 상위 라인업(프로) 2종에 120헤르츠(Hz) 화면주사율 지원에 필요한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박막트랜지스터(TFT)를 처음 적용한다. 이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만 공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