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으로 EDA · IP 매출 급증

EDA 수요 증가로 고용 인력 전년 보다 6.7% 증가  삼성, TSMC 미세공정 투자 확대로 APAC 지역 EDA 매출 증가  

2021-07-26     이나리 기자
지난 1분기 전세계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EDA) 및 반도체 설계자산(IP) 시장이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 기대감에 더해, 7나노 이하 반도체 미세공정 도입으로 설계 툴 수요가 늘어나면서다. 26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세계 EDA 및 IP 매출은 31억5700만달러(3조641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EDA 및 IP 매출은 지난 1년간 분기별 매출 평균성장률이 15%에 달하는 등 2011년 이후 10년만에 최고 성장률을 나타냈다.  EDA 및 IP 분야 투자도 늘었다. 지난 1분기 EDA 및 IP 업계는 4만9024명을 고용해 전년 동기 보다 인력이 6.7%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EDA 업계가 기술 자격을 갖춘 인력을 더 찾을 수 있었다면 고용인원은 이보다 더 많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EDA(Electronic Design Automation)는 반도체 회로나 인쇄회로기판(PCB)의 레이아웃을 설계하는 소프트웨어 툴이다. 인공지능(AI), 머신러닝, 고성능컴퓨팅(HPC), 5G, 자율주행차 등의 최첨단 반도체 분야에서 새로운 설계가 요구되면서 EDA 수요가 늘고 있다. 최근에는 웨이퍼 레벨 패키지(WLP) 등 반도체 후공정 설계가 복잡해지면서 EDA 사용량이 증가했다. 설계자산(IP) 또한 공정 미세화로 자체 IP 사용 보다는 아웃소싱 IP의 의존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EDA 시장은 미국 케이던스와 시높시스, 독일 지멘스EDA(미국 멘토그래픽스)가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한다. 케이던스와 시높시스는 EDA뿐 아니라 IP도 공급한다. IP 업체로는 ARM, 램버스, CEVA 등이 있다. 국내에는 비디오 IP를 공급하는 칩스앤미디어가 대표적인 IP업체다.   글로벌 EDA 업체의 지역별 1분기 매출은 일본을 제외한 중국 및 아시아태평양(APAC)에서 전년 보다 26.9% 증가한 11억6600만달러(1조3448억원)를 기록했다. 파운드리 업체인 TSMC와 삼성전자는 EDA 업체와 협력하며 5나노 미만의 선단 공정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시높시스와 협력해 3나노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공정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TSMC는 핀펫(FinFET) 공정 기반으로 3나노 칩을 양산할 계획이다. 반면 중국은 지난해 EDA 및 IP 매출이 73% 성장했지만 올해 매출은 대폭 감소했다. 지난해 하반기 미국 정부가 수출관리규정을 통해 미국 소프트웨어 기술을 화웨이에 공급하지 못하게 차단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해 3, 4분기 케이던스의 중국 매출 비중은 17%였으나 올해 1분기엔 12%로 감소했다. EDA 공급이 끊긴 중국은 현재 자국 기업을 통한 내재화에 힘쓰고 있는 상황이다.  미주 지역 매출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12억8500만달러(1조4821억원), 유럽, 중동 및 아프리카는 14% 성장해 4억4700만달러(5155억원)를 각각 기록했다. 일본은 전년 보다 3.7% 감소했다. SEMI는 "일본은 지난 1년간 분기별 평균 성장률이 4.3%을 기록했다"면서 "여전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리포트링커에 따르면 EDA 시장규모는 2020년 108억달러(12조4632억원)에서 2026년 183억7000만달러(21조1989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