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LG엔솔, 인도네시아에 10GWh 규모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

10GWh 규모, 2024년 양산 예정… 현대차에 우선 공급

2021-07-29     이상원 기자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가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는다. 현대차는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E-GMP'에 활용할 배터리 물량을 확보하고 LG에너지솔루션은 안정적인 수요처를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다. 양사는 합작공장을 통해 관세 장벽이 높은 아세안 시장 공략에도 나설 계획이다.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합작사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인도네시아에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연내 착공해 2024년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최초 양산규모는 전기차 15만대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두 회사는 합작사 설립에 11억달러(약 1조1700억원)를 투자해 지분 50%씩 나눠 갖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인도네시아 합작공장에서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가 들어간 리튬이온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NCMA 양극재는 기존 NCM 양극재에 소량의 알루미늄을 추가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화재 위험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공장은 인도네시아 카라왕 지역 산업단지에 들어선다. 인도네시아 수도인 자카르타 중심부에서 남동쪽으로 약 65㎞에 위치해 있다. 공항, 항구 등 주요 교통망이 구축돼 있어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다. 이곳에서 생산한 배터리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적용 차량에 우선 탑재될 예정이다. 현재 E-GMP가 적용된 차종은 현대 아이오닉5, 제네시스 GV60, 기아 EV6 등이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공장의 각종 설비 및 부품에 대한 관세 면제, 전기차 관련 세제 혜택 강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인도네시아는 2019년 8월부터 전기차 산업 육성과 보급 확대를 위해 대통령령을 공포하고 부품 현지화율을 지속해서 상향 조정하는 등 전기차 산업 육성에 힘쓰고 있다. 인도네시아 공장은 현대차의 아·태지역 시장 공략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아세안 시장은 완성차에 대한 역외 관세가 최대 80%에 이를 정도로 장벽이 높다. 하지만 부품 현지화율이 40% 이상이면 아세안자유무역협약(AFTA) 참가국 간에 무관세 혜택이 주어진다. 인도네시아는 AFTA 참가국이다.
배터리셀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공장을 활용해 아세안 시장을 공략하고, 10년 넘게 이어온 전략적 동반관계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현대차와 LG그룹간 합작사 설립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현대차그룹 산하 현대모비스와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 배터리팩 합작사인 에이치엘그린파워를 설립한 바 있다. 현대모비스와 LG에너지솔루션이 각각 지분 51%와 49%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1조3800억원, 영업이익은 41억원이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인도네시아 공장이 완공되면 한국-미국-중국-폴란드-인도네시아로 이어지는 글로벌 5각 생산체제가 구축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120GWh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올해 155GWh로 확대하고, 2023년까지 260GWh 규모로 늘릴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기업과 완성체 업체의 해외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시너지 창출을 극대화하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