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FIUS, 9월13일 매그나칩 인수 건 심사 완료…M&A 향방 가른다

CFIUS, 매그나칩에 9월 13일 심사 완료하겠다는 서한 보내 심사 결과에 따라 영국 사모펀드 인수전 본격 참여 결정될 듯

2021-08-03     장경윤 기자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가 중국계 투자사 와이즈로드캐피털(이하 와이즈로드)의 매그나칩반도체 인수에 대한 심사를 늦어도 오는 9월 13일 마무리할 방침이다. CFIUS가 그간 알리바바·칭화유니그룹 등 중국 기업의 M&A 시도를 여러 번 무산시킨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 심사 결과가 주목된다. 지난달 매그나칩 인수전에 새롭게 뛰어든 영국 사모펀드 코누코피아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이하 코누코피아)의 움직임도 CFIUS 결정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CFIUS, 와이즈로드의 매그나칩 인수 제동걸까

3일 업계에 따르면 매그나칩은 최근 CFIUS로부터 늦어도 오는 9월 13일까지 인수합병 심사를 완료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받았다. 매그나칩은 하이닉스반도체의 비메모리사업부에서 분사해 미국계 애비뉴캐피털에 인수된 기업이다. OLED DDI와 차량용 전력 반도체를 주로 생산한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5661억원, 영업이익은 407억원 수준이다. 매그나칩은 지난 3월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중국계 사모펀드 와이즈로드와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업계에선 반도체 및 OLED 핵심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와이즈로드는 M&A를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매그나칩의 OLED DDI 기술이 국내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정한 국가핵심기술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매그나칩의 주력 사업이 시장 점유율 50%를 넘지 않아 미·중 규제당국의 독과점 심사를 받을 이유도 없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와이즈로드의 매그나칩 인수를 승인했다.  그러나 중국과 반도체 패권을 두고 날 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미국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매그나칩과 와이즈로드의 M&A 계획에도 제동이 걸렸다. 지난 6월 14일 CFIUS는 "이번 M&A가 미국 국가 안보에 영향을 주는지 심사하겠다"며 M&A와 관련한 모든 전차 진행을 중단하라는 행정 명령을 내렸다. CFIUS는 이전 알리바바 그룹의 머니그램 인터내셔널 인수, 칭화유니그룹 자회사의 마이크론·웨스턴디지털 인수 등을 무산시킨 바 있다. 통상 CFIUS의 심사에는 45일 혹은 90일이 걸린다. CFIUS는 매그나칩과 와이즈로드의 M&A건에 대해서는 90일 심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90일의 심사기한이 만료되는 시점이 9월 13일이다.

"CFIUS 심사 결과에 따라 코누코피아 행동도 달라질 것"

CFIUS가 행정 명령을 내린 지난 6월 영국 사모펀드 코누코피아도 매그나칩 인수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코누코피아가 제안한 매수 가격은 주당 35달러로 와이즈로드 제시가(주당 28달러)보다 7달러 높다.  총 인수금액도 코누코피아가 16억6000만 달러로 와이즈로드(14억 달러)보다 많다. 만약 CFIUS가 매그나칩과 와이즈로드의 M&A를 승인한다 해도, 매그나칩으로서는 더 좋은 제안을 내건 코누코피아의 손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코누코피아는 매그나칩에 매수 가격만을 제시했을 뿐 구체적인 조건 제시는 뒤로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CFIUS의 심사 결과를 지켜본 뒤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인수 협상을 이끌어나가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매그나칩반도체 관계자는 "현재 코누코피아의 인수 제안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나 금액을 제외한 기타 자세한 사안에 대해서는 제시를 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CFIUS가 심사 결과를 발표한 뒤에야 관련 서류를 제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