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신형 배터리 장비 적용에 난항…디이엔티 '불똥'
신형 레이저 노칭 장비 대상
기존 프레스로 바꿔서 해결
2021-08-10 이수환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새로운 배터리 생산 기술 적용에 난항을 겪고 있다. 레이저 노칭(Notching) 장비 성능이 제대로 나오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노칭은 양‧음극판의 끝에 있는 탭(Tab)을 따주기 위한 공정이다. 칼날 모양의 금형을 쓰면 프레스, 레이저를 이용하면 레이저 노칭이라 부른다. 그간 레이저 노칭 장비는 디이엔티가 단독으로 공급했다. 레이저 노칭 적용이 느려지면 디이엔티 배터리 장비 공급도 그만큼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난징 공장의 레이저 노칭 장비 일부를 프레스 노칭 장비로 교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레이저 노칭 장비는 디이엔티가 공급했다. 프레스 노칭으로 바뀐 장비는 조립 공정 기준으로 1개 생산 라인, 2대 수준이다. 노칭 장비는 양극과 음극에 각각 1대씩 짝을 지어 사용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교체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레이저 노칭이 양산 라인에 적용된 지 오래되지 않았고, 디이엔티가 프레스 노칭 장비를 다른 업체로부터 급하게 조달받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기술적인 문제로 추정된다. 활물질(양극재)과 도전제, 바인더 등이 섞인 양극 합제층을 레이저로 자르는 것은 고난도 기술이다.
업계 관계자는 "디이엔티는 레이저 노칭 장비만 다룰 수 있어 프레스 노칭 장비는 어쩔 수 없이 다른 업체로부터 구입했다"며 "생산성, 자동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 입장에서 레이저 노칭 장비로 애를 먹느니 차라리 기존 프레스 노칭을 당분간 사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레이저 노칭을 도입한 이유는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 목적이 크다. 프레스 노칭은 일정 기간 사용하면 금형을 바꿔야 한다.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금형 교체 시 생산 라인을 잠시 멈춰야 한다. 생산량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레이저 노칭은 장비 값이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소모품을 교체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레이저 노칭 적용의 어려움으로 프레스 노칭 장비를 급하게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향후 디이엔티 매출 확대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다른 배터리 업체인 삼성SDI도 생산 공법이 바뀌면서 프레스 노칭 장비로 신규 발주를 진행 중이다.
디이엔티는 APS홀딩스 자회사다. 디스플레이 장비를 주로 만들다가 지난해부터 LG에너지솔루션에 배터리 장비를 공급하며 업종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1분기 매출 124억원 가운데 53%가 배터리 장비에서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