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10곳 중 4곳이 '적자' 냈다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30곳 중 13곳 적자
10곳은 적자전환...톱텍 영업손실률 109%
국내 패널 고객사 보수적 투자기조 영향
2021-08-20 이기종 기자
지난 2분기 국내 주요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중 40% 이상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주요 패널 업체의 보수적 투자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디일렉>이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30곳의 2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13개 기업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10개 기업은 적자 전환했다. 또 9곳은 영업이익이 줄었다. 영업이익이 개선된 곳은 8곳에 불과했다.
원익IPS는 2분기 매출 4325억원, 영업이익 1007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42.6%, 영업이익은 96.7% 급증했다. 매출 4325억원 중 반도체 장비는 약 3680억원, 디스플레이 장비는 약 650억원이다. 디스플레이 장비 매출은 전년 동기(400억원)보다 200억원 개선됐지만 반도체 장비 매출은 전년 동기(2630억원)보다 1000억원 이상 뛰었다.
원익IPS는 올해 디스플레이 장비 매출이 역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회사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장비는 전년대비 20~25% 역성장이 예상되지만 반도체 장비가 최대 30%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원익IPS의 매출 40%를 차지하는 디스플레이 장비 사업은 식각 장비가 주력이다.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다.
탑엔지니어링도 2분기 매출(2522억원)이 전년 동기보다 10.3% 감소하고, 영업손익은 2억원 손실로 적자전환했다. 종속회사인 카메라 모듈 업체 파워로직스 부진 탓이 컸다. 파워로직스는 2분기 영업손실 45억원(매출 194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8.7% 감소했고, 영업손익이 적자전환했다. 파워로직스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협력사로, 최근에는 현대기아차에도 카메라 모듈을 간접 납품하고 있다. 탑엔지니어링의 주요 고객사는 LG디스플레이다.
AP시스템은 2분기 매출 1457억원, 영업이익 162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이 13.4%, 영업이익이 84.1% 뛰었다. AP시스템은 실적 개선에 대해 "반도체 장비 사업 성장에 따른 제품 믹스 개선과 원가절감 효과"라고 설명했다. 신사업인 반도체 장비 '급속 열처리장비'(RTP)의 2분기 매출은 263억원이다. AP시스템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상승분인 172억원보다 많다.
탑엔지니어링 외에 필옵틱스, HB테크놀러지, 톱텍, 참엔지니어링, 예스티, 제이스텍, 엘아이에스, 에프엔에스테크, 힘스, 파인텍, 영우디에스피, 야스 등 13개 기업이 2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톱텍의 영업손실률은 109.5%에 이른다. 기술유출 논란으로 톱텍은 삼성디스플레이와 거래가 끊겨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바코는 2분기에 영업흑자를 기록했지만 이익률은 0.7%에 그쳤다.
앞으로 국내외 패널 업체의 투자도 신중한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17일 LG디스플레이가 밝힌 3조3000억원 투자계획은 2024년까지 순차 집행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장비 철거를 마친 기존 액정표시장치(LCD) L7-2 라인 공간에 6세대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라인을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BOE 등 중국 패널 업체는 이미 구축해놓은 OLED 생산라인 가동효율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