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스마트폰 부품업체 '고난의 행군'…영업익 2년 전보다 70% 급감

삼성 스마트폰 부품업체 20곳 2분기 실적 분석 영업이익률 2% 그쳐...갤럭시S 2년째 판매 부진 2019년 2분기 대비 매출 13%·영업익 72% 감소

2021-08-23     이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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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스마트폰 부품 협력사들의 지난 2분기 실적이 기저효과 덕에 소폭 개선됐다. 하지만 2년 전인 2019년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0% 이상, 영업이익은 70% 이상 급감했다. 갤럭시S 시리즈 판매 부진이 2년째 이어진 데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생산 차질까지 빚은 탓이다.  23일 <디일렉>이 카메라 모듈 업체 파트론과 엠씨넥스 등 삼성전자 스마트폰 주요 부품 협력사 20곳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보다 대부분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부품 협력사 20곳의 2분기 매출 합계는 2조2020억원, 영업이익 합계는 455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은 2.1%에 그쳤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6.3% 상승했고 영업손익은 흑자 전환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지난해 2분기에는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삼성전자의 갤럭시S20 시리즈 모델별 출하량 예측치가 빗나간 데다 중국 공급망까지 가동 차질을 빚어 제품을 제때 출하하지 못했다. 올 2분기에도 악재가 많았다. 연초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반도체 공장 가동 중단(한파)에 따른 칩 부족, 2분기 삼성전자 베트남 스마트폰 공장 가동 차질(코로나19로 봉쇄) 여파로 어려움을 겪었다. 다만 지난해 2분기 실적이 워낙 나빴던 탓에 올 2분기 실적은 상대적으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2년 전인 2019년 2분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실적은 좋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2019년 2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품 협력사 20곳의 매출 합계는 2조5339억원, 영업이익 합계는 1624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은 6.4%였다. 올 2분기 실적을 2019년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3.1%, 영업이익은 72.0% 급감했다. 지난 2019년에는 갤럭시S10 시리즈(연간 출하량 3600만대)가 전작 갤럭시S9 시리즈(연간 출하량 3200만대) 부진을 만회한 바 있다. 올해는 갤럭시S21 시리즈를 예년보다 한 달 일찍 출시해 부품 협력사 실적에는 지난해 4분기와 지난 1분기에 미리 반영됐다. 2분기에는 칩 부족 등으로 삼성전자가 생산계획을 조정하면서 갤럭시S21 시리즈용 부품 발주량이 예상을 밑돌았고 일정도 조금씩 뒤로 밀렸다. 부품별로 파트론이 2분기 삼성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시장 1위를 되찾았다. 파트론은 지난해 갤럭시S20용 카메라 모듈을 납품하지 못해 1위를 엠씨넥스에 내준 바 있다. 엠씨넥스는 올 2분기 영업손실(7억원)을 기록했다. 나무가는 2분기 매출 1030억원, 영업이익 38억원을 올리며 캠시스를 제쳤다. 카메라 모듈 업체 5곳(파트론·파워로직스·엠씨넥스·나무가·캠시스)의 올 2분기 매출 합계는 8808억원이다. 전년 동기보다 2.5%, 2019년 동기보다 32.1% 급감했다. 협력사의 개별 상황 외에도 삼성 스마트폰 판매 부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카메라 모듈 단가 인하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카메라 모듈 최종조립 공정 물량을 늘리는 등의 방법으로 카메라 모듈 단품 가격을 깎고 있다. 경성기판 업체 코리아써키트는 2분기 영업이익이 20.8% 올랐고 디에이피는 흑자 전환했다. 스마트폰 주 기판(HDI) 시장에서 삼성전기가 지난 2019년 철수하고, 올 상반기 이수엑사보드가 경기도 안산 사업장을 폐쇄하면서 코리아써키트와 디에이피의 물량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수혜폭은 제한적이다. 반면 회사 매출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이녹스첨단소재, 부품 국산화로 매출원이 늘어난 PI첨단소재와 와이솔 등은 2분기 실적이 개선됐다. 켐트로닉스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노트북 제작에 필요한 식각 수요 확대 등으로 영업익이 뛰었다. 렌즈 업체 세코닉스는 흑자 전환했다. 한편 하반기에는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갤럭시Z폴드3와 Z플립3 등 폴더블폰 신제품 외에는 없어 부품 협력사가 스마트폰에서 큰 폭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신제품 출하량 목표는 600만~700만대다. 하반기에는 애플 아이폰과 중국 스마트폰 업체용 부품 납품이 많은 업체가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비에이치는 하반기에 애플용 연성회로기판, 세경하이테크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용 데코 필름 등을 공급한다.